한국일보

“부추 꽃의 생애”

2013-04-1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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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워싱톤 두란노 문학회

어쩌다 떨어뜨린 부추꽃씨 한 알
땅에 떨어져 흙속에 파묻혔다 돋아나는 파아란 새싹
봄이 왔다고 거친 흙을 헤치며 고개를 쏘옥 내미네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때면
뾰죽뾰죽 자라나는 부춧잎 사이로
향긋한 부추 향기를 날려 보내네

뜨거운 여름날이 부추밭에 이를 때면
더운 열기에 지친다고 모두 누어 버리네
그러다 시원한 소나기가 지나 갈때면
언제인듯 서로 키를 재며 발돋움을 하네

어디선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올때면
가을이 온다고 힘껏 자라는 부춧잎 사이로
긴 목을 내민 부추대 위에 하이얀 안개꽃이 피네

찬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 올때면
하이얀 꽃속에 얹힌 까아만 씨앗들을
언젠가 다시 돌아올 봄날을 기다리며
자기의 있는 힘을 다하여 끌어 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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