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살 한 조각
2013-04-09 (화) 12:00:00
담 모퉁이에서 서성이는
햇살 한 줌 쥐어 보려고
일찌감치 쪽문을 열어 젖히고
유리로 된 덧문 앞에 선다
이월 찬 공기를 뚫고
문 앞까지 오기는 아직은 이른 시각
집 벽에 부딪혀 꺾어지고 갈라진 채 너는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 본다
문 틈새를 비집고 비스듬히 고개를 들이미는
너, 환한 볕 살 한 조각
눈부시게 퍼져갈수록 문 앞에 가지런히 모은
내 두 발이 따뜻하다
어느새 너는 조금씩 비껴가는구나
잠시 후면 또 어느 집 창가에서
무심히 안을 기웃거릴 테지
어느 일생이나 그러하듯
언제 우리 삶이 아쉽지 않은 적 있던가
그래도 너 때문에 나의 아침은 늘
기대 반, 설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