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홍혜정 l 시작이 반

2013-04-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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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세일하는 것만 골라 몇가지 산 것뿐인데 70불이 넘게 나왔다.다시 영수증을 보고 또 보고 했는데 틀리게 찍힌 것도 없었다. 얼마전 어떤 분으로부터 아이가 어릴적 마켓을 함께 갔는데 새우를 집는 아이에게 “그건 비싸서 안돼”라고 한마디 한 것 때문에 커서도 새우를 안먹는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듣고, 다른 건 아껴도 먹는 것까지 아껴가며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는 주지 말아야지 했는데 괜시리 함께 쫓아나와 군것질거리 몇개 집어든 막내만 노려보게 되었다.

정말 요즘 같은 불경기에 모두들 허리띠 졸라매며 버티고 있는데 웬 물가는 이리 비싼지…..20년전 코스코에서 100불이면 장바구니 넘치도록 장을 보고도 남았는데, 요즘은 몇개만 집어도 100불이 후딱 넘는다. 그것뿐인가? 30-40 불이면 만땅으로 채워다니던 밴이 요즘은 70-80 불은 넣어야 채워지니…풍족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부족하지 않게 우리딸 셋을 키워주신 부모님이 요즘처럼 대단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

수입이 줄어들었기에 당연히 지출도 줄이려 애를 쓰지만 해마다 3-4 % 씩 복리로 오르는 물가 때문에 계속 허덕이게 되는 건 매한가지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어떤 분이 “미국에 살면서 돈 1만불 모으기가 힘들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모든것이 페이먼트제로 되어있는 미국생활 방식 때문에 일단 돈이 들어와서 하나씩 하나씩 내다보면 정말이지 저축은 꿈도 못꾸게 된다. 아니 저축은켜녕 크레딧 카드빚만 안져도 다행이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2008년까지 2% 미만이던 개인 저축률이 2012년 3.9% 나 되었다고 한다.모두들 이제 더이상 정부의 사회보장제도를 믿을 수 없기에 어려운 살림을 쪼개가며 저축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나 역시 은퇴에 대한 재정 세미나를 들은 후 작게나마 저축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 일을 직업으로까지 갖게 되었으니 감사할 뿐이다.

살림살이가 예전처럼 쉽진 않지만 가계부를 쓰는 내가 요즘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는 것이 그전에 없던 저축 부분이다. 젊었고 장사도 잘 되었던 시절 저축을 안해 두셨던 많은 분들이 지금은 은퇴를 제일 많이 걱정하신다. 늦었다고 생각들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데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우리모두 저축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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