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집값 6.5% 상승, 네바다 등 서부 주도 들썩이던 모기지금리 진정, 구입 수요 늘어
■ 최근의 회복세 진단과 전망
주택시장이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주택가격은‘의심’ 수준을 벗어나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이하기 전부터 일부지역에서는 과열양상이 나타날 정도로 주택거래는 안정적인 증가세다. 연초 우려됐던 모기지 금리 상승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어 주택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 주택 가치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안정감’을 되찾는 주택 소유주도 늘고 있다. 주택시장 최근 회복세를 진단한다.
■주택가격 상승세 견고
주택가격이 1년 사이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연방주택금융국’(FHFA)은 지난달 21일 전국 주택가격이 1월 기준 연간 대비 약 6.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이후 연간 대비 가격 상승폭으로는 최고치다. FHFA에 따르면 주택가격 상승폭이 높은 네바다, 애리조나 등 서부지역이 전국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주택가격은 월별 대비로도 올랐는데 1월 중 주택가격은 전 달보다 약 0.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FHFA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이미 2012년 1월부터 매달 ‘무하락’ 행진을 이어오고 있어 주택가격 회복세가 상당히 견고해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전국적인 주택가격 상승세는 낮은 모기지 금리, 고용시장 개선과 이에 따른 폭발적인 주택수요, 매물 품귀현상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분석 업체 IHS 글로벌의 패트릭 뉴포트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주택가격 상승세는 일부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올 연말까지 전국 50개 주에서 주택가격이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연간 대비 주택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애리조나, 네바다, 몬태나, 뉴멕시코 등으로 1년만에 무려 약 1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주와 워싱턴주 등 서부 지역 역시 주택 가격이 1년새 약 13.7%나 올랐다. 반면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등 동부 지역은 주택가격이 약 0.4% 오르는데 그쳤다.
■모기지 금리 상승 아직은 없어
우려됐던 모기지 금리 상승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상 최저수준의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경우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수요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됐다.
1월 말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모기지 금리는 이탈리아 재정위기 우려로 한 차례 하락한 뒤 최근 키프러스 공화국 재정사태로 다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자 기름에 불을 붓는 격으로 주택구입 수요가 들끓고 있다.
프레디맥이 3월21일 발표한 30년 고정 전국 평균 모기지 금리는 약 3.54%로 전주(약 3.63%)에 비해 하락했다. 전주 금리수준은 6개월 중 최고치였다. 재융자 때 많이 사용되는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5년 고정 금리는 약 2.72%로 전주 보다 약 0.07%포인트 떨어졌다. 모기지 정보 웹사이트 HSH의 키스 검빙어 부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쪽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소식은 미국 대출자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모기지 금리 하락에 주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고 했다.
■주택거래 안정적 증가세
주택거래 역시 안정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심각한 매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택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만큼 대기 중인 주택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지난달 21일 발표에 따르면 2월 중 매매된 기존 주택은 약 498만채(연율 환산)로 전달 대비 약 0.8%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약 10%나 증가한 수치로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용시장 개선과 대기 중인 주택수요가 주택거래 증가 및 임대 주택수요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 주택매물 공급이 매우 부족해 주택수요를 제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웹사이트 트룰리아닷컴의 제드 콜코 이코노미스트는 “매물 부족현상이 수개월째 주택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다”며 “바이어 간 구입경쟁을 부추겨 자칫 구입 수요를 꺾을 수도 있다”고 U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집값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는 셀러들이 많고 신규주택 공급도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올해 중 주택매물 재고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2월 중 매물량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AR에 따르면 2월 말 주택매물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월별 대비 증가량을 보였다. 콜코 이코노미스트는 “2월 중 재고량이 증가한 것은 올해 안에 매물재고가 바닥을 탈출할 것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로 받아들였다.
■깡통주택 다시 수면 위로
모기지 금리 하락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약 20만명의 모기지 대출자가 수면 위로 회복됐다.
주택시세가 모기지 원리금보다 낮아 이른바 ‘깡통주택’을 소유한 대출자 수가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깡통주택’ 소유자 수는 약 1,040만명으로 전체 모기지 대출자의 약 21%로 집계됐다. 3분기 조사에서는 깡통주택 수는 약 1,060만명(약 22%)으로 집계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주택가격이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20여만명의 주택소유주가 깡통주택에서 탈피 가능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미 국민의 주택가치도 큰 폭으로 올랐다. ‘연방준비은행’(Fe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동안 미국 주택 순가치는 5,000억달러 상승, 주택시장 침체 후 가장 높은 약 8조2,000억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주택가치는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1조2,000억달러나 상승, 주택가격이 회복되고 있음을 여실히 나타냈다.
한편 주택 모기지 대출액은 지속적으로 하락, 주택관련 부채 구조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Fed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담보 대출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보다 약 1조달러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낮은 모기지 금리를 활용, 모기지 대출금 일부를 상환해 대출액을 줄이는 재융자가 많았고 모기지 원금삭감 통한 모기지 대출액 감소도 많았다.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 트룰리아의 제드 콜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택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주택소유주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모기지 대출 연체가 감소하는 한편 집을 다시 내놓는 셀러가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