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피니언에서 ‘신토불이’를 한의학 이론이라고 설명한 칼럼을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토불이’는 한의학 이론에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일본의 ‘식양회’라는 단체가 신토불이라 주장하는 것을 우리나라에 들여와 우리 농산물 소비운동으로 사용한 선전 문구일 뿐이다.
내경, 상한론, 온병학, 금원사대가, 동의보감, 의학강목, 의학입문 등 의서 그 어디에도 ‘신토불이’는 없다. 동의보감에 있는 말은 한의학 이론 해석의 큰 줄기인 노장사상, 주자 등 관점의 차이에 의한 해석이지 식양회가 주장하는 신토불이는 아니다. 향약집성방에 있는 구절은 신토불이라기보다 병의원 문턱이 높아 힘없이 죽어가는 민초들에게 그 고장에서 쉽게 채집되는 약초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애민의 마음이다.
상한론과 온병학은 더운 지방과 추운 지방에서 음식이나 약재가 아닌 기후로 인해 다발하는 병과 치료방법을 적은 것으로 신토불이의 학문적 배경은 아니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듯 감초 없는 처방은 거의 없다. 그럼 신토불이니까 처방에서 감초를 뺄 수 있을까? 안 되는 말이다. 개성인삼을 최고로 치며 이를 수입해서 약을 처방한 중국의 한의사들은 무엇인가?
약재는 음양과 승강부침에 따라 구분하고, 어느 지역에서 재배, 채집하느냐에 따라 약효를 배가시키는 방법이지 신토불이는 가당치 않다.
한의학은 유구한 세월 속에서 선조들의 임상을 통해 부작용 없이 치료되게 발전해 왔다. 한의사들은 일본 식양회의 ‘신토불이’ 주장에서 벗어나 한의학의 본류를 바로보고 참된 진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