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주부동산협 보고서로 본 시장 트렌드 ③
▶ 대출기준 강화·외국인 구매 늘어 작년 거래 3건 중 1건이‘캐시오퍼’ 손해보고 주택처분도 34%로 급증
1년 만에 달라져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택시장이 변했다. 지난해는 주택시장 회복의 해이면서도 변화가 많았던 해이기도 하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바이어스 마켓에 서 셀러스 마켓으로 뚜렷하게 전환됐다는 것이다. 갑자기 몰려든 주택 구입 수요로 바이어들은 과다한 구입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집을 처분한 셀러들은 적어도 1건 이상의 오퍼를 받았고 리스팅 한 채당 제출된 오퍼도 평균 약 4건을 넘을 정도로 복수 오퍼 현상이 일반화됐다.
◇ 현금자산 부족하면 집 사기 힘든 시대현금이 없으면 집을 사기 힘든 시대에 접어 들었다. 대출기준 강화와 매물부족 현상으로 지난해 전액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현금 오퍼는 모기지 대출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고 에스크로 기간도 비교적 짧아 셀러들이 선호하는 오퍼다. 셀러들의 현금 오퍼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 가주에서 현금 주택거래 비중은 10년만에 3배나 뛰어 올랐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 (CA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택매매 3건 중 1건은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은 이른바 ‘캐시 오퍼’였다. 캐시 오퍼 비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는데 2005년에는 전체 주택거래 중 약 11%가 캐시 오퍼였다. 주택시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한 지난 2001년의 경우 캐시오퍼 비율은 약 8.8%였으며 1998년 이후 평균캐시 오퍼 비율은 약 15%로 지난해 캐시 오퍼 비율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캐시 오퍼 비율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구매자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달러 약세와 미국 주택가격 하락 여파로 외국 바이어들의 주택구입이 급증했는데 미국 내 모기지 대출이 쉽지 않은 이유로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캐시 오퍼의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가주에서 주택을 구입한 외국인 중 약 37%는 구입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물이 없다
지난해 주택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매물 재고량 부족 현상이다. 갑자기 줄어든 매물 재고에 급해진 바이어들 대거 주택구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매물은 줄고 바이어는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매물 재고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부작용으로는 바이어간 구입경쟁이 치열해져 일부 지역에서는 비정상적인 셀러스 마켓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CAR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매물 공급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인 매물 재고기간이 지난해 말 2005년 8월 이후 가장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매물 재고기간은 약 2.6개월로 정상 수준으로 여겨지는 6~7개월의 약 절반기간을 기록했다.
특히 숏세일 및 차압매물 등급매물 재고량 전반적인 매물 재고감소 현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숏세일과 차압매물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53%와 48%씩 감소한 반면 일반 매물 재고량은 약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매물 재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재고 매물이 빨리 팔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물 리스팅 서비스인 MLS에 따르면 지난해 매물이 MLS 웹사이트 리스트된 기간은 불과 약 5주로 직전 해인 2011년(10.5주)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다. 매물 재고 감소 현상은 저가대 매물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30만달러 미만대의 매물 재고는 지난해 연간 대비 약 49% 급감했고 30만~50만달러, 50만~75만달러대의 매물 재고도 각각 약 40%, 35%씩 줄었다. 반면 100만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매물 고는 1년 동안 약 14%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복수 오퍼 시대 활짝
매물 부족에 따른 현상 중 하나는 예전보다 집 사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매물 한 채에 여러 명의 바이어가 한꺼번에 오퍼를 제출하는 ‘복수 오퍼’ 현상이 이
제 가주 이곳저곳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집을 처분한 셀러 중 대부
분이 1건 이상의 복수 오퍼를 제출 받았다.
CAR에 따르면 지난해 가주 셀러 10명 중 약 6명은 복수 오퍼를 받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스팅 한 건당 제출된 평균오퍼는 약 4.2건으로 전년(약 3.5건)보다 증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구입 경쟁이 가장 치열한 매물 유형은 역시 가격대가 낮은 차압 매물이었다. 차압 매물 10채 당 약 7채에 복수 오퍼
가 제출됐고 숏세일 매물의 경우 조금 낮은 약 60% 정도에 여러 명의 바이어가 구입 관심을 보였다.
복수 오퍼 현상의 결과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주에서 팔린 주택 10채중 3채는 내놓은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20년 평균 비율인 15%의 두 배이며 주택시장이 활황기였던 2005년보다도 높은 비율로 가주 주택시장이 지난해 뜨거워 졌음을 반영했다. 구입 수요가 높은 차압 매물은 약 34%, 숏세일은 약 30% 이상이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고 일반 매물도 약 19%가 리스팅 가격 이상으로 새 주인을 만났다.
◇ 손해 감수하고 주택 판매
지난해 주택 거래는 늘어난 반면 손해를 보고 주택을 처분하는 비율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주에서 주택 처분으로 손실을 입은 셀러의 비율은 약 34%로 전년도의 최고치를 뛰어 넘었다. 주택가치 하락으로 급매성 매물 거래가 많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집을 팔아서 손에 쥐는 돈도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 매매 중간순익은 약 2만5,000달러로 전년(7만5,000달러)에 이어 연속 감소했다. 주택 매매 중간순익은 주택시장 활황기였던 2005년 약 22만달러대까지 기록한 바 있는데 불과 7년 만에 10분 1수준으로 추락했다.
◇ 급매물 감소, 일반 매물 재증가
지난해는 주택시장 회복의 원년으로 기록된다. 하반기부터 주택 거래량이 늘고 주택가격이 반등을 시작했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주택매물 형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쏟아져 나오던 급매성 매물이 크게 줄고 일반 매물이 차츰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차압 매물을 일컫는 이른바 REO 매물의 거래는 주택시장 침체가 절정이던 2009년 초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60%나 차지했으나 지난해 9월 약 12%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에퀴티 매매’ (equity sale)로 분류되는 일반 매물에 대한 거래는 같은 기간 약 30%에서 지난해 약 63%대로 크게 증가하며 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고 있음을 나타냈다. ‘깡통 주택’ 처분수단 중 하나인 숏세일 거래는 꾸준한 증가세다. 2009년 초 약 10%를 밑돌던 숏세일 거래는 지난해 9월 약 24%로 증가했다. < 준 최 객 원 기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