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데 토를 달 전문가는 없다.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기 전 회복 불가능을 예측했던 비관론자들도 현재 모두 침묵으로 일관중이다. 한 사람만 제외하면 말이다‘. S&P케이스-실러’ 주택지수의 창시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주택가격이 바닥을 거쳐 반등 중이지만 반등세를 꺾을 만한 위험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택가격 회복세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은 것이어서‘정부 수혈’이 끊기면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 주로 현실적인 자세를 취해온 실러 교수가 최근 월스트릿 저널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지수상승은 상당부분 정부지원의 결과
바이어들 구매에 신중... 빠른 상승 비관적
금리 매우 낮아 주택구입 적기임은 확실
◇ 주택가격이 지난해 드디어 바닥을 친 것으로 보나?
주택가격 추이가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수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전망 기준에 비춰볼 때 주택가격이 상승 모멘텀을 얻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주택가격 전망이 밝고 지속적인 상승을 향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주택시장의 다수가 주택시장 회복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른 의견이다.
현재 회복세가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단기회복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중이다. 마치 오바마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09~2010년 대대적인 세제혜택 시행 후 주택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주택 구입자들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주택시장 지원책 시행 후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에서는 큰 폭의 회복세 나타났다. 그러나 프로그램 완료 후 곧 불씨가 꺼졌듯이 현재의 회복세도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
◇ 주택시장 회복세에 대해 비관적인 이유는?
주택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케이스-실러 20대 도시지수가 지난해 2월부터 11월 사이 약 8%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매물 공급이 대폭 감소한 반면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상승이지만 현실적인 시각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수 상승 요인 중 하나는 차압사태가 진정된 데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택가격 급락의 주범이었던 차압이 줄고 이에 따라 차압매물 거래가 대폭 감소하면서 주택가격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단순히 주택가격지수 상승 발표에 주택시장이 회복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회복이 지속 가능한지 여부다.
아직까지 지난번 주택시장 활황기 때와 같은‘ 뜨거운’ 주택구입 현상은 보기 힘들다. 주택시장이 ‘붐’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회복 신호들이 다소 희미하다. 주택시장 회복세를 연방 정부의 지원 노력과 연관해 살펴볼 필요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택시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노력은 한시적이어서 지원 프로그램들이 중단될 경우 회복세는 불투명해진다. 현재 정부의 주택시장 지원책이 끊길 때에 대한 대책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 피닉스 등에서는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비율 상승세로‘ 거품’ 우려가 제기된다.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는 동안 집값이 그나마‘ 이성적인’ 수준에 접근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과거처럼 단기간에 폭등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려면 주택 구입자들의 호가 상승행진이 이어져야 하는데 최근의 바이어들은 매입 활동은 매우 이성적인 편인다. 역사적으로 주택가격 폭등현상은 거풍 붕괴 후 장기간이 지난 후에 발생해 왔다. 따라서 최근의 회복세를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를 시기로 보기에는 이르다.
피닉스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폭이 워낙에 컸던 데에 따른 강한 반등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침체기 동안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은 약 60%나 빠진 것으로 집계된다. 가격 급락 후 나타나는 조정현상으로 비정상적인 폭등현상은 아니다.
◇ 현금 구입 후 임대주택 전환 목적의 투자자 매입열풍에 대한 의견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치가 과소평가된 주택도 많이 쏟아져 나왔다. 이같은 주택을 대상으로 주의 깊게 투자에 나서면 얼마든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과거 투자형태와 달리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은데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맞는 적절한 투자접근 방식이다. 주택가격 상승 속도는 낮아 매매 차익이 높지 않고 임대료는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다면 지금이 주택 구입 적기인가?
모기지 금리가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하면 주택구입 적기가 맞다. 주택구입 때 변동 금리보다는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할 시기인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자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낮기 때문에 주택구입 적기임이 확실하다.
◇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은?
정확한 예측은 힘들지만 앞으로 5년간 연간 약 1~2%씩의 꾸준한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주택가격 상승요인이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위험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