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격려와 비판

2013-02-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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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김창만 / 목사

어느 여름날 강도가 가정집의 담을 넘었다. 강도는 주인의 목에 칼을 대고 돈과 패물을 요구했다. 집 주인은 당시 독립 운동가이자 존경받는 아동 문학가 소파 방정환 선생이었다.

방정환 선생은 소장한 돈 390환을 강도에게 주어 보냈다. 강도는 황급히 돌아서 달아났다. 그때 선생이 “돈을 얻었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라”고 소리쳤다. 강도는 한마디로 “고맙소!” 하고 달아났다.

얼마 후 수갑이 채워진 한 젊은이가 순경과 함께 방정환 선생의 집에 나타났다. 순경이 “이 놈이 오늘 새벽 선생의 집에서 돈을 털어간 그놈 맞죠?”라고 하자 방정환 선생은 “그 사람은 내가 잠시 돈을 빌려준 귀한 손님이니 풀어주시오” 라고 말했다.


풀려난 도둑이 얼마 후 선생을 찾아왔다. “도둑을 이렇게 잘 대해 주시니 염치가 없습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도둑은 선생의 따뜻한 한 마디 격려에 감동을 받고 새 삶을 살았다.

격려의 반대는 비판이다. 건설적인 비판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을 위한 비판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분쟁과 다툼은 비판의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해 발생한다. 그러므로 리더는 파괴적 비판과 건설적 비판 중 옥석을 가려내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수님은 격려의 대가다. 예수님의 격려는 언제나 특별했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잘못을 깨닫도록 했다. 격려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길을 가도록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 한국과 미국의 국회에선 고위 공직자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똑같은 청문회라도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미국에선 지명받은 공직자의 장점, 정책능력, 리더십을 검증하고 격려한다. 한국은 어떤가. 시종일관 비판이다. 깎아내리고 약점 들추기다. 이런 속에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흠이 있는 사람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포용할 필요가 있다. 그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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