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정조절 훈련

2013-02-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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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홍혜정 / 재정전문가

지금껏 많은 실수와 반성을 거듭하며 살았지만 새해 들어 첫 계획이 좌절되는 순간 경솔했던 내 행동 때문에 밤을 꼬박 새우며 후회했다. ‘이 나이를 먹도록 감정 조절도 못했나’ 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최근 몇 년간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겪으면서 나 자신이 강퍅해진 건 사실이다. 언제든지 내 이름이 나오면 “긍정적이다, 항상 웃는다, 성격 좋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는데 최근 들어서는 “얼굴 좀 펴라, 그게 화낼 일이야? 말투가 왜 그래?” 하는 말도 종종 듣는다.

근데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요즘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사건들이 감정 조절을 못해 생기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자살 1위 국가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눈만 뜨면 자살이야기이고, 억울하고 분함을 참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결말을 짓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예전보다 모든 것이 편한 세상에 우리가 누리는 혜택들에 감사하며 살기보다는 경쟁 속에서 늘 쫓기듯, 뒤쳐지듯 불안함과 조급함에 시달리고, 모든 것이 도가 지나쳐야만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웬만한 것들은 시시해하며 불만족스러워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

15분 동안 마시멜로를 참고 안 먹어서 또 하나의 마시멜로를 받았던 4살짜리 꼬마 아이들이 순간을 참지 못해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아이들보다 10년 후 학업성적, 인간관계, 감정 조절이 뛰어났다는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지 않는가? 주입식 교육으로 지식만 쌓아주려 하지 말고 자기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어릴 적부터 훈련을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라비아 속담에 내가 뱉어버린 말, 쏘아버린 화살, 지나간 인생, 지나쳐 버린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만드는 어리석음은 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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