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공신‘’이 된 이야기가 한국문학사와 정치사에 오래 남을 것이다. 그 이유는 김지하가 박정희 정부시절 ‘오적‘ 시를 써서 사형언도를 받는 등 혹독한 형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 후 어느 정권으로부터도 반대급부를 받지 않아서 더 많은 존경을 받은 시인이 되었다.

김지하 시인의 글은 60년대 함석헌 선생의 글처럼 내 마음속에 파문을 일으킨다. 시인의 말은 거침이 없다. 거침이 없어야 한다. 그 동안 한국의 문화 권력은 좌파 그룹에 들어가 지금까지 누구 한사람 문인들 가운데 박근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자가 없을 정도다. 문인이라면 모두 좌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구조적 문제가 한국의 문학적 병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김지하가 쓴 ‘쑥부쟁이’ 글처럼 2012년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준 글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시인의 글이었다. 김지하의 글은 시인의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짜여져 있다. 모든 시인은 자기의 깊이를 갖고 있다. 시인의 인간사, 세계사가 다 그 속에 들어있다. 그의 지성과 자기 성찰이 없이는 그런 힘 있는 언어가 길어 올려지지 않는다.

그의 문학적 재능이 다했다고 평가절하 하려는 젊은 시인들이 있다. 함부로 시의 질을 말하려 하지 말라.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아직 힘이 있다.

조선의 한이 들어있다. 그는 시로써, 시인으로 권위적인 정부에 맞섰다. 그리고 감옥으로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용기 있는 시인이었다. 그는 그렇게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김지하를 욕되게 하지 말라. 물론 그도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시인으로 아직 그의 품위를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