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스타브 클림트의‘KISS’앞에서

2013-02-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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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오래전 런던에서의 회사 근무를 종료하기 3개월 정도 남겨둔 어느 날 아침, 나는 사무실에서 신문을 펼치고 주요 뉴스를 읽다가 문화면에 이르러 눈에 확 띄는 광고를 보았다. 한 갤러리에서 레오날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후 역사상 최고의 걸작품이라는 구스타브 클림트의 ‘KISS’라는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그 갤러리를 들렀다.
전시된 순서대로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먼저 ‘숲’이라는 그림이 나의 시야를 사로잡았다. 시골 길가 양쪽에 늘어서 있는 몸집이 크고 유난히 곡선미가 있는 나무들의 숲인데, 숲 사이로 뚫어져 있는 밝고 노란색의 길이 짙은 흙 갈색의 나무색과 어울려 인상파인 마티스의 그림보다도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느끼게 했다.
비슷한 시골 풍경의 작품들을 감상한 후 구스타브의 ‘KISS’ 앞에 섰다. 그림을 본 순간 온몸에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전율이 흘렀다. 이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표정이 있을까?
그리스 시대의 옷처럼 목이 파여진 길고 얇은 장삼을 걸친 남자가 어깨와 목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얇은 드레스를 입고 사랑 하는 남자의 품에 안겨 지극히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살포시 감은 아름다운 여인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며,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연인에게 키스를 하기 바로 직전의 장면이었다.
그들의 발아래에는 초록색 잎사귀에 빨강색과 분홍 색깔을 한 예쁜 꽃들이 깔려 있고, 남자의 옷은 짙은 노랑색 바탕위에 긴사각형의 검정색과 하얀색의 조그만 모자이크가 수놓아 있으며, 예쁜 여인의 옷은 짙은 노랑색 바탕위에 분홍과 초록색의 물방울이 수놓아져 있었다.
두 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행복에 젖은 연인들의 사랑의 표현을 그림으로 이렇게 아름답고도 성스럽기까지 할 수가 있을까. 인간의 행복감을 최대한으로 표현한 감동 깊은 걸작이었다.
6년 전 친구와 함께 메릴랜드 콜럼비아 근처의 타운센터에 위치한 샤핑몰에 간 적이 있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어느 명화의 사진 모조품을 파는 갤러리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곳에 구스타브의 ‘KISS’가 실물크기의 모습으로 벽에 걸려 있었다. 나는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얼른 그림 값을 지불하고 그것을 나의 집 안방에다 걸어 놓았다.
나는 매일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나의 몸속으로부터 엔돌핀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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