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노인의 넋두리
2013-02-09 (토) 12:00:00
나는 고희를 좀 넘긴 노인인데 젊은 노인이다. 은퇴한지 좀 되다보니 하루를 보내는 것이 참 힘들다.
노인회 사랑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봄 가을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학교에 들어가 컴퓨터도 배워보고 풍선 아트 수강도 해보고 한인들이 많이 모이는 스포츠 센터에서 수영도 해보고 친구들과 같이 여행도 다녀보고 등산도 해보며 여기저기 소일거리 찾아 기웃기웃 하다보면 하루가 간다.
요게 하루 이틀이지 매사가 시들해 지고 보면 TV나 컴퓨터에 매달려 시답잖은 시어미가 착한 며느리 정신 병원에 입원시키는 막장 드라마나 보며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어제 어떤 TV 프로에서 장한 아들을 가진 김세진 모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봤다.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는 세진이 모습이 너무 예뻐 입양해서 사회 적응에 필요한 홀로서기를 위해 6개월간 넘어지는 연습을 시켰고 수영장에 던져 놓고 생존훈련을 시키다 보니 어느덧 국제 수영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국가대표로 키워졌다.
주위의 편견과 아이들의 놀림에 누나와 같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15살 역대 최연소 성균관 대학 입학이라는 장한 세진이 엄마의 얘기는 눈시울을 촉촉이 젖어오게 했다.
우리나라에 모진 엄마, 독한 엄마 트리오가 있는데 피겨선수 김연아 엄마, 두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엄마, 그리고 나 김세진 엄마라고 그녀는 말했다.
물론 뇌성마비 정유선 씨를 훌륭히 키워 이곳 조지 메이슨 대학 교수로 키운 장한 엄마 김희선 씨는 동화 연구가이면서 이 씨스터스의 한 멤버였는데 아이를 위해 노래도 접었다고 했다.
이런 훌륭한 엄마들의 이야기는 주위에 희망과 감동을 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세진이도 있는데 사지가 멀쩡한 젊은 노인네의 배부른 넋두리는 이제 접어두고 열심히 내일을 위해 일거리를 찾아 뛰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