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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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동산 시장 누가 웃고 울까

2013-0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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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회복 원년으로 기억될 지난해 많은 희비가 엇갈렸다. 주택가격이 회복되면서 셀러들이 웃음을 짓기 시작한 반면 바이어들은 현재 울상이다. 임대료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건물주가 여전히 강세인 반면 세입자들의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화려하게 재등장한 플리퍼들은 주택 구입 수요가 급증한 틈을 타 수익 부풀리기 나섰다.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로 재융자에 성공한 주택 소유주들 역시 큰 수혜자층이다. 주택시장 회복과 부동산 정책변화에 따라 주택시장에서는‘웃는 자’와‘우는 자’가 극명히 갈렸는데 올해도 이같은 현상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렌트 뛰며 랜드로드 희색·플리퍼도 활동 재개
차압매물 급감으로 REO 전문 브로커들 씁쓸

■웃는 자


◆임대 주택 건물주
지난해 가장 큰 함박웃음을 지은 자는 바로 임대 주택을 소유한 건물주들이다. 빈방 찾기 힘들 정도로 공실률이 낮았고 임대료 상승세도 거침이 없었다. 임대시장 조사기관 MPF 리서치에 따르면 전국 주요 지역 중 약 3분 2 이상 지역에서 공실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가주 지역의 임대료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이 지역 건물주들이 큰 혜택을 입었다. 샌호제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각각 약 7.8%, 7.4%씩 오르며 전국적인 임대료 상승세를 이끌었다. 인근 오클랜드 역시 임대료가 전년보다 약 6.7%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플리퍼
한동안 뜸했던 플리퍼들의 주택 구입 활동이 지난해 전면 재개됐다. 플리퍼들은 저평가된 저가대 주택 매물들을 ‘싹쓸이’하듯 구입하며 첫 주택 구입자들을 울렸다. 차압 매물이 감소세를 보이자 플리퍼들은 상태가 불량해 장기간 팔리지 않는 일반 매물로 눈길을 돌리며 매물부족 현상을 부추겼고 수익 불리기에 나섰다.

차압매물 전문 웹사이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플리퍼들에게 팔린 주택 매물은 약 10만채가 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한 수치로 기록됐다. 플리퍼들이 집 한 채 팔 때마다 올리는 수익은 평균 약 3만달러로 약 2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부동산 투자전문 소셜네트웍 ‘비거포켓닷컴’(Biggerpocket.com)의 조슈아 도킨 대표는 “저가대 매물과 급매성 매물 시장에서 플리퍼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올해도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저가대 매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고가대 매물시장에서도 플리퍼들의 활발한 매매 활동이 예상된다.

▲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주택 구입자
지난해는 주택 구입에 성공했다면 당분간 마음을 푹 놓고 있어도 좋겠다. 지난해처럼 주택 구입이 유리한 해는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택 구입에 성공한 구입자들도 주택시장에서 ‘웃는 자’ 그룹에 포함된다. 올해도 주택 구입 여건이 크게 악화될 전망은 아니어서 주택 구입에 ‘올인’하면 연말쯤 입가에 웃음을 띨 수 있겠다.


하지만 이미 주택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지역에서의 주택 구입은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 침체 정도가 심했던 피닉스 지역은 지난해 주택가격이 전년보다 무려 25%나 올라 투자자들이 속속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택가격 추가 상승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향후 고용시장 전망이 밝은 텍사스,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노스다코타, 루이지애나 등은 주택가격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는 지역들이다.

▲재융자에 성공한 주택 소유주
지난해는 ‘재융자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재융자 신청이 폭주한 한해였다. ‘모기지은행업협회’(MBA)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재융자 신청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해로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 중 약 80%가 재융자 수요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재융자 비율이 약 20~3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이자율이 거듭 하락하면서 재융자를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대출자도 많다. 올해 역시 재융자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어서 재융자 성공자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깡통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된 HARP 3.0이 시행될 경우 재정난에 처한 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가 한층 수월해져 재융자 업계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우는 자

▲ ‘선벨트 지역’ 투자자들
이른바 선벨트 지역에 속하는 네바다,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 투자용 부동산을 소유한 투자자들은 올해도 큰 ‘재미’는 기대하기 힘들겠다. 주택가격 하락폭이 여전히 크고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시장 조사기관 로컬마켓모니터에 따르면 라스베가스의 지난해 평균 집값은 약 12만1,788달러로 2006년과 비교해 무려 60%나 빠졌다. 라스베가스의 올해 주택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고 내년에도 고작 약 1% 오르는데 그칠 전망이다. 매물 공급과잉으로 주택 가격이 폭락했던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 지역의 지난해 주택가격은 약 13만1,445달러로 2006년 대비 약 50% 하락한 상태다. 게다가 올해 주택가격 역시 상승 전망이 전혀 없어 매매 차익에 대한 기대는 힘들겠다.

▲REO 전문 브로커
차압매물이 급감하면서 REO 매물만 전문으로 중개하는 에이전트 역시 실망스런 한해를 보내겠다. REO 매물거래는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하락을 거듭한 결과 한해 평균 약 50만건으로 감소했다. REO 매물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REO 전문 브로커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브로커 숫자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차압매물이 감소하는 원인은 우선 은행의 더딘 차압절차 때문이다. 법원의 차압 승인이 필요한 경우 차압 완료에 1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은행들의 차압 매물 처분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도 REO 전문 브로커들에게는 실망스런 소식이다. 압류된 주택들을 일반 바이어에게 한 채씩 팔던 것과 달리 대규모 부동산 투자펀드에 대량으로 넘기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대량 구입한 주택을 우선 임대해 임대 수익을 최대한 거둔 뒤 3~7년 뒤 시세가 오르면 되팔아 매매 차익을 거두는 것을 투자 목표로 삼고 있다. 또 모기지 연체가 발생한 주택을 압류하기보다 숏세일로 처분하려는 은행이 늘고 있는 점도 차압 매물 감소 원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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