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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세일 사기’여전

2012-11-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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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치 훼손→공범에 싸게 매각→바로 되팔아 차익

숏세일과 관련사기가 여전히 극성이다. 숏세일 주택 소유주가 전문 사기업자와 짜고 벌이는 신종 사기수법으로 주 피해자는 은행 측이다. 숏세일로 집을 내놓은 뒤 주택의 상품성을 떨어뜨려 최대한 낮은 가격에 공범인 허위 구입자에게 판매하는 수법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집을 구입한 허위 구입자는 단기간 내에 또는 심지어 구입 당일 이미 정해진 바이어에게 되팔기도 한다.

CNN 머니가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의 자료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숏세일을 통해 구입한 주택을 구입 당일 재판매해 의심스러운 거래로 분류된 거래가 전체 숏세일 거래의 약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구입자들은 되팔 때 구입 가격보다 평균 약 34% 높은 가격에 되팔았으며 금액으로는 평균 약 5만5,000달러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도 조사됐다.

숏세일 매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동원되는 수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일부 경우 설치류 일종인 ‘포섬’의 소변까지 동원해 숏세일 사기행각에 나서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숏세일 사기가 발각된 한 셀러는 집안 곳곳에 포섬의 소변을 뿌리고 창문을 모두 닫은 뒤 히터를 3~4일간 가동해 악취가 진동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은 집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은 채 돌아가는 바람에 집은 장기간 팔리지 않게 됐다. 셀러 측은 이 점을 이용해 은행을 설득해 판매가격을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고 이때 공범인 허위 구입자에게 ‘헐값’에 집을 넘겼다. 헐값에 집을 구입한 공범은 집안 청소와 악취 제거작업에 나선 뒤 곧바로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챙겨 잠적했다.

주택시설을 고의로 훼손해 상품성을 떨어뜨려 가격을 낮추는 행위는 흔한 숏세일 관련사기 수법이다. CNN에 따르면 일부는 가전제품을 떼어내거나 캐비닛 문을 분리시켜 집을 보러온 바이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고의로 전기 또는 하수 관련 설비에 고장을 일으킨 뒤 역시 공범인 수리업자를 통해 부풀려진 수리 견적을 받아 이를 주택 감정사에게 전달, 시세를 하향 조정하는 치밀한 수법까지 사용됐다. 역시 은행 측을 설득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도록 승인 받은 뒤 공범에게 잽싸게 팔아치우는 수법이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됐다.

숏세일 관련 사기범들은 현재 은행 측이 각종 숏세일 거래와 차압절차로 인해 바쁘다는 점을 이용, 사기행각에 나서고 있다. 사기혐의가 의심돼도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혐의를 밝혀내기 힘든데 현재 은행 등 금융기관에 사기관련 조사 인력이 부족한 것도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롭 해그버그 프레디맥 조사담당 디렉터는 “필로폰 제조처로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숏세일 매물이 있다며 필로폰 잔여물질 처리에 높은 수리비용이 들어 집값을 내려야 한다는 숏세일 승인 요청이 제기된 적이 있다”며 “이후 같은 이유로 가격 인하 요청이 수차례 들어와 수사에 착수한 결과 결국 사기행각이었음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프레디 맥은 ‘금융사기 조사유닛’(FFIU)을 통해 숏세일 관련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를 신고 받고 있다.

(800)437-2838, (800)4FRAUD8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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