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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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자 회복세’

2012-09-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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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량↑ 가격↑ 깡통주택↓

▶ 주택시장 연일 장밋빛 뉴스

주택 시장에 연일 장밋빛 뉴스가 쏟아졌다. 거래 증가, 가격 상승, 신규 주택 판매 증가 등 애타게 기다렸던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주택 가격 동향에 항상 신중한 입장이던 케이스-실러 지수도 상승세로 전환, 주택 시장이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차압 매물이 나올 경우 다시 주춤할 것이라는 신중론이다. 그림자 재고 물량이 여전히 많아 회복되더라도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으로 ‘깡통 주택’ 숫자가 현저히 감소한 것은 긍정적이나 신규 차압 건수가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주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바닥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주택 시장의 최근 동향을 짚어 본다.

보수적 성향 케이스-실러 지수도 상승세
7월 신규주택 판매 3.6% 늘어 2년래 최고

◇ 보수적 케이스-실러 지수도 상승


보수적인 산출 방식의 케이스-실러 지수 마저 상승세를 기록,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S&P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약 80% 지역의 주택 시장을 포괄하는 S&P/케이스-실러 2분기 전국 주택 가격 지수가 전분기 대비 약 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S&P의 데이빗 블리처 대변인은 “주택 시장 회복으로 향하는 선순환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 시장이 드디어 침체에서 벗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20대 주요 도시와 10대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 동향을 분석한 지수도 2분기말 전분기 대비 각각 6%와 5.8%씩의 상승을 보였다.

케이스-실러 전국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1.2% 상승했으며 20대 도시 및 10대 도시 역시 연간 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3대 지수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은 2010년 여름철 이후 처음이다. 2010년 여름철은 주택 구입자를 위한 세제 혜택 프로그램이 대대적으로 시행되던 시기로 주택 가격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상승은 정부의 별다른 지원없이 이뤄진 것으로 주택 시장이 회복에 필요한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시장 회복세에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했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무디스 애널리틱스)도 이번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6년 연속 하락한 주택 가격이 의미있는 반전을 보여 기쁘다”고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케이스-실러 지수 상승이 주택 거래 형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주택 가격 하락의 주범인 차압 매물 감소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연방주택금융국(FHFA) 가격 지수 상승

연방주택금융국(FHFA)의 집계에서도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FHFA의 지난달 23일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주택 가격은 전분기대비 약 1.8% 상승했고 지난해 2분기보다는 약 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분기별 주택 가격 상승폭으로는 2005년4분기 이후 최대로 모기지 저금리, 주택 재고 감소, 일자리 증가 등이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FHFA측은 분석했다.

지역별로도 주택 가격이 상승한 곳이 하락한 곳보다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FHFA가 분류한 9개 지역 중 7곳에서 월별 대비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아리조나, 네바다 등의 지역은 전달 대비 주택 가격이 3.5% 상승하면서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앤드루 르벤티스 FHFA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여전히 하락세인 지역도 있으나 상승 지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FHFA의 집계에서 뉴 잉글랜드, 텍사스, 아칸소 등의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 ‘깡통 주택’ 감소

차압 매물이 주택 가격 상승을 짓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한편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세가 오히려 차압률을 떨어뜨려 향후 주택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깡통 주택’ 상황에서 벗어나는 주택 소유자 늘면 차압 대신 재융자나 융자 조정 등의 절차를 통해 구제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모기지은행업협회(MBA)의 마이클 프래타토니 부대표는 “주택 시장 전망 불투명으로 그동안 고의적인 ‘전략적 차압’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이같은 우려가 다소 해소됐으며 주택 보유에 대한 의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 가격 상승에따른 ‘깡통 주택’ 감소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2분기중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의 숫자는 약 1,530만채로 전분기 보다 약 40만채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약 420억달러의 역자산 규모가 수면위로 회복된 것으로 2분기말 총 역자산 규모는 약 1조1,500억달러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34세 사이의 주택 소유자중 ‘깡통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주택 소유자중 약 51%가 현재 역자산 상태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였다. 25~29세(48%), 35~39세(46%) 등의 연령대에서도 ‘깡통 주택’ 소유자 비율이 높아 비교적 젊은 연령층의 주택 소유자층이 주택 자산 침식 현상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신규 주택 판매 2년래 최대

신규 주택 판매도 27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7월중 신규 주택 판매가 계절 조정 약 37만2,000채로 전월 대비 약 3.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망치였던 36만5,000채를 웃도는 수준으로 2010년 4월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규 주택 판매는 기존 주택 매물 감소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재판매 및 차압 매물 급감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신규 주택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주택 판매 증가는 경제 회복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높다. 건축 자재 산업과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일으켜 전반적인 경제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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