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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대학 늘어 대기자수 대폭 증가”

2012-09-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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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입시 전망

UC, 유학생·타주출신 선발 계속 증가
인종안배 등 한인학생 간 경쟁도 가열

개학과 함께 12학년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입시전쟁에 돌입했다. 해마다 낮아지는 명문대학들의 합격률은 수험생들에게 커다란 압박감을 주고 있지만,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결국 남은 시간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3년 가을학기 신입생을 선발하는 이번 대학 입시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모아 정리해 봤다.

■ 합격률 더 하락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학 지원자도 줄어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그동안의 추세를 보면 오히려 증가하고 있고, 이번 입시에서도 지난 입시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는 합격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원자가 늘어난다는 얘기는 실제 고교 졸업 예정자 수가 아닌 지원서가 늘어난다는 것이 맞다. 즉 수험생 한 명당 제출하는 대학 지원서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합격률이 계속 떨어지니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결국 경쟁적으로 많은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들도 보다 많은 지원자를 유치하는데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지원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들어가기가 어려운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수년간 이런 현상들의 악순환이 이번에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다 외국인 학생들의 증가 역시 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대기자는 더 증가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대학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매년 증가하는 지원서들이 몰리면서 정말 이 가운데 몇 명이 실제로 입학할 것인지를 가늠하기 힘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어느 정도의 여유를 두고 합격자를 선발한다. 미국의 입시는 복수 지원이기 때문에 합격을 했어도 다른 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 합격자를 고른 뒤 결원 시 충원할 수 있는 대기자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에는 이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대기자 수를 늘리고 있는데, 과거의 사례를 보면 심한 경우 거의 입학정원 수준까지 대기자 군을 만들기도 한다.

결국 이번 입시에서 합격도 불합격도 아닌 대기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 UC
UC 입시에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외국인 학생 및 타주 출신 합격자 비율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사립대학들도 비슷하지만, 특히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주정부의 지원 축소로 인해 UC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특히 잦은 학비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마냥 올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다소나마 재정상황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결국 학비를 고스란히 부담할 수 있는 외국인 및 타주 학생 유치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캘리포니아 거주 지원자들에게는 당연히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버클리는 얼마 전 캘리포니아 출신 지원자 비율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캠퍼스들은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이번 입시에서도 외국인 및 타주 합격자들의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작년 가을부터 바뀐 ELC (Eligibility in the Local Context) 자격이다.

ELC는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수강기록이 좋은 학생들에게 9개 UC 캠퍼스 중 최소 한 군데 입학을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 ELC를 통해 UC에 입학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준이 각 학교 상위 9%에 들어갈 경우 자격이 주어지면서 히스패닉과 라티노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매년 이 인종그룹의 합격자 비율이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 한인지원자간 경쟁
앞서 언급했지만 외국인 학생들의 비율이 공사립 대학 모두에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학생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곳에서 성장하고 공부한 한인학생들에게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이들과 서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인데, 대학들은 합격자를 선발할 때 어느 정도의 인종비율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한인 및 한국 학생들간의 경쟁을 의식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원하는 대학, 선호하는 대학이 거의 비슷하다는데 있다.

소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학들에 집중되면서 경쟁만 가열시킨다는 뜻으로,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의 시야가 더욱 넓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 대학들의 심사 기준
이번 입시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신 지원자가 증가한데 따른 컷오프 라인이 올라갈 수 있다.

갈수록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험생들의 스펙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경우 아카데믹 팩트로 당락이 결정되기 보다는 다른 요소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포괄적 입학사정 방식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현 12학년 학생들은 사실 더 이상 추가로 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원서 작성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만, 11학년 이하의 예비 수험생들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공부 외에 재능이나 특기, 열정 등 다른 특별함을 갖추는 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차질 없이 꾸준하게 진행해야 승산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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