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물 파는 남자의 딸 (The Well-Digger’s Daughter) ★★★½
딸부자 파스칼과 그의 가족이 나들이를 하고 있다.
‘화니’와 ‘장 드 플로렛’ 그리고 ‘마농의 샘’ 등에서 결점은 있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서민들의 삶을 다정다감하고 인간적으로 묘사한 프랑스의 인본주의자 작가이자 감독인 마르셀 파뇰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향수감 짙은 매력적인 멜로드라마다.
프랑스의 베테런 배우 다니엘 오퇴유가 각본을 쓰고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연기도 하는 구식 스타일의 목가풍 영화로 보통 사람들의 생존투쟁과 희로애락 그리고 사랑의 얘기를 매우 사실적이요 아름답게 그렸다.
1차 대전 직전의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근면한 시골사람 파스칼(오퇴유)은 6명의 딸을 둔 딸부자로 우물 파는 사람. 홀아비인 파스칼은 혼자서 딸들을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어 파리에서 수녀들 밑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름답고 총명하고 착한 10대의 둘째 딸 파트리시아(아스트리드 베르제-프리스베이)를 호출한다.
시골사람들 중에서 단연 도시풍을 지닌 파트리시아는 열심히 가족을 돌보는데 어느 날 아버지에게 점심을 배달하다가 마을의 부자 철물점 주인(장-피에르 다루상)과 그의 변덕스런 아내(사빈 아제마)의 미남 아들인 전투기 조종사 자크(니콜라 디보쉘)를 만난다. 그리고 둘 사이에 사랑이 영근다.
그런데 문제는 파스칼이 파트리시아를 자신의 나이 먹은 조수로 한 없이 사람 좋은 펠리페(카드 메라드)에게 주기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이와 상관없이 파트리시아와 자크는 젊음의 로맨스를 불태우는데 둘의 랑데부 장면이 아주 로맨틱하다.
전쟁이 나고 자크와 펠리페가 모두 전선으로 떠나는데 파트리시아는 출정하기 직전의 펠리페에게 자기는 자크의 아기를 가졌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파트리시아는 전선에 나간 자크가 무사 귀향하기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가사를 돌본다.
영화의 중심은 부녀간의 감정적 관계인데 오퇴유와 베르제-프리스베이의 연기가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 오퇴유의 소박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 등도 모두 훌륭하다. 특히 보기 좋은 것은 아름다운 시골풍경을 그림처럼 담은 촬영. 얘기는 주로 여름철에 진행되는데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그려지는 사람들의 따스한 일상과 녹음과 맑고 깨끗한 풍광이 가슴을 따끈하게 만들어 준다.
모니카, 플레이하우스7(패사디나), 타운센터5(엔시노), 폴브룩7(웨스트힐스), BLVD 시네마(랭카스터) 310-478-3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