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통당하는 탈북자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의회 공연은 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라 기쁩니다.”
오는 24일 연방상원 러셀 빌딩에서 열리는 아태문화의 달 기념 행사에 미주한인사회를 대표해 초청된 탈북예술인 마영애(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사진) 씨의 소감이다. 글로벌한인연대(대표 린다 한), 메릴랜드한인회 등 다수 한인단체들과 다른 소수계 단체들이 주관해 개최하는 아태 문화의 달 축하 행사는 의회 내에서 거의 매년 열려왔고 이번에도 강연과 전통문화 공연, 전시회 등으로 주류 정치인들에게 아태계 커뮤니티의 유산과 문화를 자랑한다.
한국으로 탈출하고 미국에 건너와 현재까지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이번 무대는 미주 한인사회를 공식 대표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마 씨는 생각하고 있다. 공연장의 화려함이 문제가 아니라 자랑스런 북한 예술의 진수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는 대사가 됐다는 자부심이다. 양금 연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마 씨는 한민족의 대표적인 노래인 ‘아리랑’을 수려하면서도 한이 맺힌 소리로 연주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탈북자 문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때 귀를 기울여준 주류 정치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자리도 될 것 같다.
6살 때부터 평양 학생소년궁전 음악영재학교를 다닌 마 씨는 양금 연주 최고 수상자라는 경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 와서는 2001년 평양예술단을 조직해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총 580여회에 달하는 공연을 하며 북한의 실상을 알렸다.
2004년 의회 증언을 위해 미국에 온 그는 예술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인권운동가로서 미 주류사회에 더욱 알려지게 된다. 2006년엔 힐러리 클린턴을 만났고 국토안보부로부터 공로 표창을 받았으며 미 의회 초청 증언 및 부시 대통령 보좌관 면담 등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북한 동족들을 위해 몸을 던졌다.
2008년에는 탈북 난민들의 북송을 반대하며 LA에서 단식에 들어가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공연을 쉬지 않고 했던 마 씨는 2009년 8월 미주 국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탔고 2010년에는 이민국으로부터 ‘O-1’ 비자를 획득하는 기쁨도 누렸다. ‘O-1’ 비자는 예술, 체육, 과학, 교육, 사업, 또는 영화나 TV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남들과 현저히 구별되는 탁월한 기록을 가진 특기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북한 출신의 최고 예술인이 됐다는 의미다.
작년 3월 인터넷 신문 ‘City Paper’ 워싱턴 판에 크게 소개되는 등 미 언론으로부터 자주 취재 대상이 되는 마 씨의 또 다른 직업은 사업가. 애난데일에서 북한식 음식 전문점 ‘평양 순대‘를 운영하다 최근에는 주로 대형 식품점에 납품하는 형태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마 씨는 뉴욕 유엔본부와 북한대표부 앞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규탄하는 연쇄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