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현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졸릭이 이번 6월말 임기 종료 후 사퇴계획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그의 임기 중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세계은행 데이터베이스(data.worldbank.org)’ 구축 및 정보 개방이라고 생각한다.
국제개발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정보들이 집적된 데이터를 구하는데 시간과 돈, 노력이 많이 들면서도 연구에 가장 중요한 기본 자료라서 세계은행이 그동안 단독으로 소유하던 데이터들을 공개하도록 한 것은 그의 지대한 업적이라 할 만하다.
그에 더하여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세계경제의 각종 지표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다양한 웹 기능을 부가해 더 정확하고, 개방되고, 합의된 논의가 활발해지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직 한국어 버전은 없지만, 계속해서 각종 언어들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언젠가 곧 생기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세계은행은 전통적으로 경제성장이 필요한 각국의 경제개발자금을 지원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거대 기구는 정보개방과 투명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결국 2010년 모든 정보 자료를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세계 주요 경제기관들이 소유한 정보를 무상으로 공개하는 것은 시장 실패의 하나인 정보의 불평등, 불완전한 정보 입수 및 공유를 해소시키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와 같은 기구들은 아직도 일부 데이터 및 연구자료 들을 유상으로 공개하거나 정부기관 및 연구기관들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료 공유가 제한되어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의 자료 공유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정보를 수집하느라 들였을 돈과 노력이 하늘에 날아가는 셈이 되는 것이다. 쌓아놓은 연구와 논의가 더이상 유일한 것이 아니기에 그들의 상징적 지위가 하락함에 불구하고 세계은행이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능한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협력하고 공동의 답을 찾아나가는 시대이다. 그 누구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지 못하고, 명확한 해답을 구안하지는 못하는 시대이다. 그만큼 복잡다단해진 사회에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기구들이 이를 깨닫고 실천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