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이미애 ㅣ 결코 포기하지마!
2012-03-04 (일) 12:00:00
상대편의 선수 중 가장 키가 크고 잘하는 선수인 패트릭이 리바운드된 공을 잡아 드리블하며 우리편 골대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간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저 그의 달려가는 모습만 바라보며 서 있지만 나는 끝까지 따라가서 그가 슛을 하려 할 때 두 손을 높이 들고 막는다. 노~골. ‘아싸! 내가 또 해냈어. 언제나 포기하지마!’ 골대를 빗겨 나온 공을 잡아 가지고 우리편 공격 진영으로 돌아온다. 이것은 꿈이 아니다. 실제 농구 게임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매주 화, 목요일 점심시간에 서니베일에 있는 워싱톤 팍에서 농구 게임이 있다. 4년여 전 옛 직장 동료들과 농구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 잡아 보는 농구공. 규칙도 잘 모르고, 슛은 더더군다나 어림없었으며, 불혹이 훅하고 지난 이 나이에 남자들 틈에서 같이 게임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너나없이 지금은 하던 게임도 쉬어야 할 나이라고 말렸지만, 함께 뛰는 그 동료들은 게임하는 것을 격려해 주며 가능한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주었다.
우리의 규칙은 3점이나 2점 슛이 없이 슛이 들어가면 무조건 1점을 더하여 11점을 먼저 내는 팀이 이긴다. 양편으로 팀을 나누다 보면 어느 때는 내가 속한 팀이 나 때문에 전력의 약화를 면치 못하여 5점 이상으로 뒤질 때가 있다. 그때마다 우리편의 선수들을 향해 외친다. “Never give up! We can make it!” 그러면 형편없이 뒤지던 점수를 순간적으로 따라잡아 이길 때가 종종 있다. 손가락이 삐는 것은 예사이고 여자의 몸인 것도 잊은 채 너무나 열심히 수비하다 넘어져 왼쪽 손목을 크게 다친 적도 있다.
4년이 흐른 지금. 그 공원은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함께 게임하던 그 동료들 모두 다른 곳으로 가고 나도 그 회사를 떠났다. 팀 구성원은 시나브로 바뀌어 가지만 나의 슛 실력과 체력은 점점 좋아진다. 체력이 허락하는 지금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는다. 코트를30여분 뛰고 나서의 그 상쾌함,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의 좋은 결과, 이것이 제2의 사춘기에도 불구하고 항상 싱싱하게 살아 있게 하는 나의 에너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