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채경열 ㅣ 내 손 안의 다이아몬드
2012-02-09 (목) 12:00:00
대학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나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내 삶을 더 찬찬히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내 미래 역시 다수가 꿈꾸는 미래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이쪽 저쪽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언제부터 내 행복 내 능력이 상대적이며 가변적인 것이 됐을까, 그들의 행복은 내 행복과 상대적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닌데도 말이다.
어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하루에도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학교 캠퍼스를 거닐다 문득 이렇게 날씨 좋고 햇볕 따뜻한 버클리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감사함을 깨달을 때였다. 겨울임에도 겨울답지 않게 싱그러운 바람이 내 뺨을 스쳤고, 이 하늘아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캠퍼스를 가로질러 내가 원하는 어느 곳으로 달려갈 수도 있었으며 혹은 한 곳에 영원히 멈출 수도 있었다. 내 삶의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고, 그것은 오롯이 내 마음이 닿는 부분이지 다른 사람의 시선과는 또 다른 것이다. 내 행복은 그 어떤 이의 것과도 다르며, 나의 능력 또한 입사 혹은 대학원 지원서같이 수치화하는 평가서로는 절대 측정될 수 없다는 것을 자꾸 되새겨본다.
행복과 삶은 대체 무엇인지 고민하던 내게 슈리푼자의 ‘다이아몬드’라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다이아몬드만 훔치는 도둑이 다이아몬드를 산 상인을 미행하다 둘은 같은 야간 열차를 타게 됐다. 도둑은 상인이 잠든 사이에 그의 모든 소지품을 뒤졌는데도 다이아몬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도둑에게 이미 도둑의 정체를 알고 있던 상인은 그에게 당신이 도둑임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다이아몬드를 그의 코트 호주머니에 넣어뒀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늘 다른 장소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남의 주머니 속에서만 찾기에 절대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다이아몬드는 내 호주머니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나도 내 호주머니 안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으려 한다.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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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열씨는 UC버클리 4학년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다. 코리아 헤럴드 주니어 기자, 미 하원의원 조지 밀러 사무실에서 인턴을 역임했고 UC버클리 한인방송국 기자로 활동했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한사람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