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송용자 ㅣ 사진 속의 나
2012-01-16 (월) 12:00:00
나는 늘 사진 속에서 승리자처럼 웃고 있다. 더 아름답게 보이려고 입끝을 약간 올리고 눈을 활짝 열어 큰 눈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누구에게나 끌림이 있거나 매혹적인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사진에나마 최대 한도로 그렇게 흔적을 남겨놓고 싶은 심정이었던 같다.
시간의 끈에 묶여 살아온 나, 세상에서 슬픈 일도 있었지만 행복한 권리도 있는 것처럼 활짝 웃는 얼굴이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가는 내 모습이 슬프기도 하지만 참 재미가 있다. 가족과 친구, 스승과 함께한 사진도 있다. 나의 삶에서 하나의 기둥이 되어준 그들과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꽃 속에 쌓여 앞만 바라보며 하나같이 즐겁게 웃고 있다. 사진사의 김치__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진 속에선 비가 내리지도 않는다. 슬픈 표정도 없다. 부서질듯이 쨍쨍한 빛만이 환하게 흘러가고 있다.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은 사진 속의 나를 보면서 사람 사이에서 묻어나는 따듯함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예쁜 추억으로 남아있는 시간들은 영화 필름처럼 돌아가며 나를 즐겁게 한다. 지나간 것들의 그리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모든 것이 아름다움으로 남는다는 것을 사진 속의 내가 나에게 가르쳐준다. 그래서 나는 과거의 흔적을 지닌 나와 해후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때가 있다. 보고싶은 얼굴, 그리움이 북바쳐 오를 때도 나와 같이 어깨동무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따듯한 위로를 받는다.
사진 속에 우리는 옛날과 현실의 거리감에서 벗어나 함께한 시절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간다. “와우, 엄마도 이렇게 젊고 예쁠 때가 (늘 웃고 있으니 아이들 눈에는 예뻐 보이는 모양이다) 있었네” 하는 아이들의 함성도 즐겁다. 옛날의 사진 속의 나처럼 늘 웃는 얼굴로만 행복해지기를 갈망한다. 할 수만 있다면 타임 머신을 타고 옛날로 한번 돌아가 보았으면 하는 재미있는 생각도 해본다.
사진 속의 나는 추억을 더듬으며 즐거워 하라고 부추긴다. 그렇다. 모든 것은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는 것,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에 전심전력을 다해보는 일도 뜻깊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