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가 너무 아는 체 하고
근거없는 의심·양다리 땐
결국 신뢰 깨져 집장만 망쳐
성공적인 주택 구입의 지름길은 유능한 에이전트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에이전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에이전트라도 바이어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제 업무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MSN 부동산판에 소개된 에이전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 너무 아는 체 하지 않는다.
넘쳐나는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도 부동산 매물에 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기기를 통해 정보를 얻는데 시간과 장소를 구애 받지 않는다. 이같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일부 바이어들은 에이전트를 난처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에이전트들은 대개 에이전트들 간 매물 정보를 교환하는 MLS를 통해 최신 매물 정보를 입수한다. 일반인들이 접속하는 부동산 매물 웹사이트는 MLS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보들이고 일부 웹사이트는 업데이트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 일반인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이미 MLS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데 웹사이트상의 정보 확인을 요청하면 에이전트에게 두 번 일을 시키는 셈이다.
네바다주 리노의 한 에이전트는 고객으로부터 매물 50여채를 보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고작 3채만이 유효한 매물이었던 적이 있었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그만큼 업데이트가 더디다는 이야기로 에이전트는 물론 바이어의 시간도 허비한 셈이다.
이같은 실수를 피하려면 바이어가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매물 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을 유능한 에이전트를 물색하는 데 활용한다. 신뢰할 만한 에이전트에게 매물 검색을 맡기면 주택 구입 내내 마음을 졸일 필요가없다.
■ 부부라면 먼저 의견을 일치시킨다.
에이전트 사이에서 큰 하소연 거리 중 하나가 바로 부부 간 의견이 다른 경우다. 남편이 원하는 집과 부인이 원하는 집이 다르면 아무리 많은 매물을 보여줘도 구입 결정이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부부 간 의견 불일치는 주택 구입 때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일로 바이어와 에이전트 모두에게 시간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이같은 실수를 피하려면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부부가 원하는 매물 조건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다. 부부 간 각자가 원하는 매물조건 리스트를 작성해 교환하고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됐다고 생각되면 에이전트에게 전달한다.
부부 간 대화만으로 의견 일치가 힘들면 오픈하우스를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픈하우스를 방문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매물 조건을 제외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근거 없는 의심을 하지 않는다.
에이전트를 향한 근거 없는 의심의 눈초리도 주택 구입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궁금한 점은 에이전트에게 항상 문의하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서 에이전트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관계에 금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같은 경우는 주택 구입 오퍼를 제출한 뒤 매물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많이 발생하게 된다.
에이전트와 집을 보러 다닐 때 겉으로 보기에 멀쩡하다고 생각돼 오퍼를 넣었지만 막상 셀러 측으로부터 매물상태에 대한 정보 공개서를 받고 나서 의심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에이전트가 매물의 상태를 미리 알고 있었을 것으로 오해하는 바이어는 에이전트가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려줬어야 했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에이전트들 역시 셀러 측이 전달하는 정보 공개서를 전달받거나 홈 인스펙션이 실시되기 전까지 눈에 보이는 상태 외에는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에이전트들의 입장이다.
■ 쇼잉을 거부하지 않는다.
일부 바이어들은 막상 집을 보러 가서 겉모습이나 동네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건물 내부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는 셀러 측 에이전트와 쇼잉 일정을 사전에 준비한 에이전트를 난처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쇼잉을 위해 집을 정리했을 셀러에게도 무례한 행동이다.
보기로 한 집을 보지 않는 것은 바이어 본인에게도 좋은 점은 없다. 다만 5분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건물 내부를 본 뒤 어떤 점이 맘에 드는지, 어떤 점이 맘에 안 드는지를 동행한 에이전트에게 설명하면 에이전트가 다음 번에 집을 찾을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가격을 무리하게 깎지 않는다.
오퍼 가격을 무리하게 깎으려는 바이어들도 에이전트들의 큰 고충거리다. 지역에 따라 주택 시세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데 시세를 무시한 채 무조건 낮은 가격에 오퍼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면 에이전트를 당황하게 만드는 행위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언론을 통해 주택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자주 전해지면서 집을 무조건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어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같은 바이어들은 대부분 마음에 드는 집을 사는 경우도 드물다. 만약 맘에 드는 집을 찾았으면 적절한 시세를 지불하거나 시세가 너무 높으면 매물의 가격대를 낮춰야 주택 구입에 성공할 수 있다. 역시 믿을 만한 에이전트를 물색한 뒤 에이전트의 충고를 귀담아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 ‘양다리’는 절대 금물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집을 보여 달라고 하는 것도 바이어들이 피해야 할 자세다. 여러 명의 에이전트를 인터뷰하거나 한 번씩 만나본 뒤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은 괜찮지만 동시에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동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바이어에게도 손해다. 우선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한 에이전트들은 이런 유형의 바이어와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질이 떨어지는 에이전트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바이어가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부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아무래도 에이전트들의 성실도 역시 떨어지게 마련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