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바닥 다진 후 내년부턴 본격 회복”
예측기관들 의견 일치… 임대시장 올해도 강세
임진년을 알리는 새해가 밝았지만 올해 주택시장의 앞날은 여전히 ‘흐림’이 될 전망이다. 현재 주택시장에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아서다. 어쩌면 5년간 끌어온 주택시장의 불경기가 한해 더 연장되는 해가 될 수도 있겠다.
올해도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주택거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연초부터 나오고 있다. 반면 희망적인 소식은 올해 별다른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주택시장이 드디어 바닥을 거쳐 2013년부터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에 힘입은 주택 건설업체들은 최근 앞 다퉈 주택 건설을 재개하고 있다. 최근 신규 주택 건설 경기와 경제 연구 기관별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 신규주택 착공 급증
주택 건설 현장에서 한동안 뜸했던 공사음이 최근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주택시장이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택 건설업체들은 한동안 중단했던 주택 건축을 최근 앞 다퉈 재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주택착공 건수는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달 20일 11월 중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9.3% 증가한 68만5,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63만건을 크게 웃도는 집계로 201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미래 주택 건설 경기를 가늠하는 주택 건축 허가 건수 역시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월 중 주택 건축 허가 건수는 68만1,000건으로 전달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뒤집어 주택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건축 허가 건수가 10월의 64만4,000건에서 63만5,000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이처럼 주택 착공이 급증하는 이유는 주택 임대시장이 다소 과열되면서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등 다가구 주택의 착공이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 형태별로는 단독 주택의 착공이 전월보다 약 1.6% 증가한 반면 다가구 주택 착공은 전월보다 무려 약 1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트 스트릿 글로벌 마켓의 존 허먼 투자 전략가는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건축 비용이 하락하면서 주택 착공이 늘고 있다”며 “주택 경기가 이미 바닥으로부터 반등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회복’ 기관별 전망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뉴포트비치 소재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사의 스캇 사이몬 팀장는 주택시장이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단정했다. 과거와 달리 주택 구입 여건이 매우 뛰어난 시대가 열렸으며 이로 인해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발판은 이미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일단 상승세로 전환되면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했던 대기 구매자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사이몬 팀장은 주택시장 회복에 앞서 올해 주택 가격에 최대 약 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몬 팀장은 그러면서 주택 가격 바닥 시기로 올해 초와 내년 중반 사이로 예측했다.
•질로우닷컴
부동산 매물 전문 사이트 질로우닷컴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질로우닷컴은 최근 부동산 중개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이 여전히 하락 중이지만 하락폭이 현저히 줄고 있고 내년 초 이전에 바닥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과거 4년 만에 가장 낮은 하락폭을 보인 주택 가격은 내년부터 2016년까지 연 약 3%씩 상승할 것이라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우닷컴 수석 연구원은 “주택 가치가 담보 대출액보다 낮은 ‘깡통주택’ 물량, 고실업률, 낮은 소비자 신뢰도 등이 현재 주택시장의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들”이라고 지적했다.
•프레디맥
국책 모기지은행 프레디맥 역시 주택시장 회복시기를 2013년으로 예측했다. 프레디맥의 프랭크 노태프트 수석 연구원은 지난달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택 가격이 약 1% 추가 하락한 뒤 2013년에는 약 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태프트 연구원은 “올해 주택시장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하지만 완전한 회복의 선행 조건인 신규 주택 착공과 거래량 증가 등의 현상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 이코노미
무디스 이코노미 역시 2013년을 주택시장 회복의 해로 내다봤다. 무디스 측은 올해 차압 매물 증가 효과로 주택 가격이 약 3%가량 하락하는 반면 올해 중반부터 급매성 매물량이 크게 소진돼 내년부터는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무디스가 예측한 내년도 주택 가격 상승폭은 최대 5%이다. 세실리아 첸 무디스 연구원은 “내년 말부터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일반 매물에 대한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
올해 주택시장의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로 매물 형태에 따른 가격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 차압 매물과 숏세일 매물 등 급매성 매물이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을 주도하는 반면 일반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을 지탱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스테판 김 주택 건설업 부문 분석가는 “일반 매물의 가격이 이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반 매물 가격의 안정세가 올해 주택 수요를 자극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
올해도 주택 임대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임대료가 오르는 등 건물주에게 유리한 ‘랜드로드 마켓’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의 올리버 챙 연구원에 따르면 특히 올 한해 부동산 투자자들의 구매활동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전망된다. 챙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차압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차압 매물 구매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차압 매물의 가격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