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외교관
2011-12-07 (수) 12:00:00
안명숙(뉴저지)
몇 주전 친정어머니의 에어로빅 친구 분들인 일본 아주머니와 중국 아주머니를 우리 집에서 식사대접을 하게 되었다. 한국 음식 외에는 두 나라 음식을 제대로 할 줄 모르지만 나름대로 세 나라 음식을 차려놓고는 식사를 하면서 대화는 세계 공통어인 영어로 하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자리였다. 두 아주머니는 모두 한국 드라마를 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한
국식의 큰 대접의 비빔밥을 식구가 같이 수저를 집어놓고 먹는 장면을 보고 매우 비위생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들의 말에 나도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아주머니들께서 보신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많은 내 나라 사람들이 이 수저 저 수저를 집어넣어서 같이 찌개도 먹고 밥도 비벼 먹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 나라 사람들 특유의 정과 사랑 때문입니다.” 라고 잘 설명해 드렸더니 이해를 하는 눈치였다. 일본 아주머니가 이번에는 “아니 왜 드라마에는 한국여자들이 술들을 그렇게 많이 마시
는 장면이 나오는 거냐” “다들 술집 여자들이냐”고 묻는 거였다. 어쩌다가 작은 외교관이 한번 돼보려던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나는 아마 술 만드는 회사에서 조금은 힘을 쓰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고개들을 끄덕이는 것이었다.
다음에는 정치이야기가 나왔는데 세 어른 모두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면서 정치판은 세 나라가 모두 똑같다고 말하였다. 나의 작은 외교관 노릇이 조금은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경험의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통하여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으니 제작자들이 세심한 부분
까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