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천경주 ㅣ 디톡스 요법

2011-12-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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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오랜만에 연락을 했다. 가족들의 근황을 이야기하다 대뜸 “그래, 요새 건강은 어때?”라며 사뭇 진지하게 묻기에 평소 약골로 보이는 외모 덕분에 건강 자랑은 사양하는 터라, “고만 고만하지 뭐”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수화기 저 쪽의 그 분은 그럴 줄 알았다며 직접 해보고 대단한 효과를 보았다는 모 회사의 ‘디톡스’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혈액 순환이 안되면 만병의 근원이 되며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등도 몸 안에 독소가 쌓여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생긴 병이고 특히 비만은 미관상의 이유뿐 아니라 앞서 말한 병의 원인이 되니 반드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그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설득력있는 말이었다. 네이버를 찾아 보니 디톡스 detox란 해독, 즉 몸 안의 독소를 없애는 과정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진 생활 덕분에 우리 몸 안에는 에너지로 쓰고 남은 필요 이상의 것들이 쌓이게 되고 이 잉여물들은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변이가 되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는 현상이 반복되니 점점 건강이 나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요새 제 3의 의학에서도 디톡스 요법을 이용해서 체질 개선을 하고 건강을 회복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내 안에 과잉으로 들어와 나가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이 음식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좋은 선택을 위해 끊임없이 모색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무수한 지식의 단편들,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앙금으로 남은 감정의 찌꺼기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일들을 억지로 감수하며 생긴 스트레스, 이런 정신적인 잉여물들도 한 달 간의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싹 없애고 깔끔하게 정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듯 마음의 해독도 같이 된다면... 온전히 살피고 완전히 비워야 치료가 되며 그래야 또 새로운 것을 채울수 있다는 디톡스 요법.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일뿐만 아니라 마음을 관리하는 데까지 확장해서 적용해 본다면 삶의 질을 높여 청정하게 내 자신을 가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상항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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