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자마자 임신을 한 채로 미국에 도착했다. 낯선 환경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 좋은 의사를 만나 마음 편히 임신기간을 잘 넘겼다. 당시 의사의 조언 중 가장 솔깃했었던 것은, 바로 무통분만이었다. 미국에서는 무통분만을 할 수 있으니 쉽게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에피듀럴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엄마도, 할머니도 자연스러운 진통 끝에 아이를 낳았는데, 자연스러운 과정을 방해하는 것을 주입하면 아기에게도 나에게도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읽고 있는 ‘농부와 산과의사’라는 책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농업에 농약이 개입해서 한동안은 생산성을 높여 농부들의 환대를 받았지만, 얼마 못가서 그 문제점들이 드러났듯이, 분만과정에 어떤 개입이 있을 시에 추후에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출산시에는 여성 몸의 여러 호르몬들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출산 과정을 주도하는데, 약물이 투여되면 당연히 그 균형이 깨지게 된다. 그래서 양이 에피듀럴을 맞고 분만을 했을 때에는, 정상 출산시 나오는 새끼를 사랑하는 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새끼양을 돌보지 않게 된다. 인간은 본능을 이기는 이성이 있기 때문에 양처럼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테지만, 약물에 의한 개입이 계속 될 시 미래에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당시 남편과 상의 끝에 약물 개입 없이 아이를 낳고 싶어서 최면출산, 명상법 등을 공부하고, 운동을 많이 해서 무통분만 없이도 수월하게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나오는 순간 하늘 문이 열리는 듯한 환희의 순간이 있었는데, 더 많은 분들이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런 기쁨을 느끼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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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정씨는 미국에 온지 4년된 주부로 아이들이 미래에도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현재 ‘열린사람 좋은세상’ 단체에서 웹사이트 관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