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김(C2 Education 원장)
2000년도 미국 중산층의 평균 소득은 5만3,472달러였던 반면 2010년도에는 평균 소득이 4만9,309달러로 감소했다. 10년 전만 해도 주택 차압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작년만 해도 미국의 45가구 중 1가구가 주택 차압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렇게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 역시 대학 선택의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릿의 ‘스마트 머니’ 매거진 최신호에는 각 대학의 등록금 대비 투자 수익률을 조사한 자료가 발표됐다. 이 조사는 아이비리그 학교와 기타 사립대학, 그리고 주립대학의 등록금과 졸업생들의 임금을 비교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는 상위 50개 대학을 조사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아이비 리그 대학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의 등록금 대비 투자 수익률은 평균 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계속해서 다른 동료들보다 훨씬 높은 수입을 올린다.
-투자 수익률 계산에 등록금 재정 보조 부분이 계산 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비리그 대학 학생들의 경우 공정한 비교라고 볼 수 없다.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넉넉한 재정 보조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프린스턴(102%), 다트머스(100%), 하버드(99%) 등이다.
■기타 사립대학
-투자 대비 평균 수익률은 79%다.
-등록금은 아이비리그 대학과 비슷하거나 더 높지만 졸업생들의 수입은 주립대학 졸업생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비해 훨씬 적은 재정 보조를 제공하고 있다.
-유명한 경영 대학이나 사이언스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대학은 졸업생들의 수입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문대나 교육학 분야에 강점을 지닌 대학은 졸업생의 수입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카네기 멜론 대학(99%), 버크넬(99%), 콜게이트(95%) 등이다.
■주립대학
-투자 대비 평균 수익률은 141%다.
-거주민 학비 혜택을 받지 못하는 타주 학생드도 사립대 등록금에 비해 35%나 낮은 등록금을 낸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재정 삭감으로 인해 주립대학의 등록금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조지아텍(221%), 어스틴 텍사스 주립대(194%), 플로리다 주립대(191%) 등이다.
물론 이 연구 결과는 보다 큰 맥락 속에서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과 함께 이해돼야 할 것이다. 이 조사는 전국 수 천 개의 대학 중 50개 대학만을 표본삼아 조사한 것이기에 전체를 제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각 그룹 안에 너무나 많은 편차가 존재하기에 각 대학별로 결과 자료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앨런 크루에거와 스테이시 데일의 최근 연구 자료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10년 전에 이 두 사람은 엘리트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졸업생들의 수입이 아주 많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올해 다시 이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10년 전의 결과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지만 흥미로운 사실을 추가적으로 더 발견했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SAT 성적과 학교 성적 뿐 아니라 이들이 어느 학교를 지원했고, 어떤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는지까지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엘리트 대학을 졸업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대학을 졸업한 경우 이들의 수입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SAT에서 1400점을 받은 학생이 아이비리그 대학인 펜실베니아대학(Upenn)에서 입학 허가를 받고도 그 곳에 진학하는 대신에 펜실베니아주립대학(Penn State)에 진학한 경우 동일한 점수로 펜실베니아대학(Upenn)에 진학한 학생과 거의 비슷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똑똑하고, 재능 있고, 동기부여가 많이 되어 있는 학생들의 경우는 엘리트 대학에 있건 그렇지 않건 간에 동일하게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사실 이런 학생들은 비교적 경쟁이 덜 한 대학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기도 한다. 이런 학교들은 탁월한 학생을 유치하려고 보다 많은 재정 보조 혜택을 제공하고 이외에도 무료로 해외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대학을 선택할 때에 졸업 후 얼마나 높은 수입을 올릴 지가 최고의 우선순위에 놓여서는 안 된다. 대학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경험을 제공하고, 평생을 걸쳐 함께할 친구를 만나게 하고, 아이들의 발상의 전환을 갖게 할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의 자료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보석과 같은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감출 수 없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대학 지원 시즌을 앞두고 이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대학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