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유영경 ㅣ 인생 이모작
2011-10-26 (수) 12:00:00
여행은 막상 가방을 메고 떠나는 날보다 어디로 갈까, 그곳에서 무엇을 볼까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부터 이미 기대감과 설렘으로 그 여정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곧 평균 수명 80세 시대를 맞이하며, 100세 시대 프로젝트도 국가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직장에서 물러나야 할 시간은 온다.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를 부르며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도 시간이 되면 떠나간다. 그때가 되면 나에게 30여 년의 시간이 새롭게 주어질 것이다. 그 시간보다 더 많이, 어쩌면 적을 수도 있지만 통계자료에 비춰본다면 그렇다.
한 한국 방송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인생의 후반기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은퇴 후에도 꼭 일을 할 것을 권하며,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을 찾으라고 한다. 그리고 사회 환원에 대한 제안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은퇴하고 환경 문제와 관련한 사진을 찍기 위해 야간 경비 아르바이트를 해서 카메라를 구입한 환경운동가의 이야기도 있었다.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스스로 계획해 본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만은 않음을 모르는 바 아니나 그래도 난, 미래에 대해 꿈꾸고 그려보는 행복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오래 전부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있다. ‘책 읽어주는 사람’이다. 누군가 책을 읽고 싶지만 상황이 되지 못 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작지만 아담한 한옥의 설계도를 그려보는 일, 작은 앞마당에 어떤 나무들을 심을까 조경관련 사이트들을 파도 타고 다니며 나무에 대한 공부를 하는 일 등은 재미가 쏠쏠하다.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나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해 볼까? 그것을 가지고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익히는데 10년쯤 준비하면 될까? 할 일들, 그리고 함께 할 사람들을 찾고 만들어가며, 인생 후반기로 향한 긴 여행을 설렘과 기대감으로 출발해 본다.
(IIC 한국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