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윤효순 ㅣ 하나 더하기 하나는 하나
2011-10-25 (화) 12:00:00
몇 년 전 가을.
P로부터 밤 밭에 가자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으로 결정을 했었다. 오랜만에 친정을 가는 친구를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고민하는 중, 마침 밤을 따는 철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P의 제안을 듣고 보니 이것이로구나! 하고 밤 봉지를 들려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쁜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가을빛이 완연한 시골의 풍경에 취하여 있자니 어느새 한 시간 가량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국분이 경영하는 농장이었다. 한국포도, 한국 배, 대추, 감등 미국 시장에서 만나보기 힘든 한국 과일만 재배를 했었다. 각종 한국 과일을 사고 두 사람은 각 각 10파운드가 들어있는 밤을 두 봉지씩 샀다. 모처럼의 가을 나들이, 우리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차에서 내리면서 P는 나에게 10파운드짜리 밤 한 봉지를 내밀면서 옆에 사는 친정 가는 친구에게 전해 달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P의 한국 농장 행차도 그 친구를 생각했던 것이었다.
친구에게 달려간 나는 그녀 앞에 밤 두 봉지를 내놓으며 한 봉지는 내가, 한 봉지는 P가 산 사연을 말했다. 행복한 마음으로 밤을 전해 받은 친구는 10파운드 한 봉지를 거두면서 “당신이 준 한 봉지 내 손에 있고 P가 준 한 봉지도 내가 들고 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나머지 한 봉지는 삶아서 가을을 타며 쓸쓸해 하는 여러 친구들을 불러 같이 나누자.”
우리는 어느새 어렵지 않게 발명왕 에디슨을 초등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을 수 없는 저능아라고 못나오게 했다는 산수를 하고 있었다. 물 한 방울 +물 한 방울 = 물 한 방울이라는 저능이 아닌 비범한 생각이 결국에는 많은 것을 발명해 낼 수 있는 근원이 된 것처럼 밤 한 봉지+밤 한 봉지=밤 한 봉지라는 공식을 만들고 있었다. 밤 한 봉지뿐만 아니라 기쁨과 행복 그리고 가슴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사이에서만 만들 수 있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1+1=1이라는 이상한 등식을 원천으로 해서 온 누리를 밝히는 전구를 만들었던 것처럼, 온 세상 덮을 수 있는 사랑도 밤 봉지를 근원으로 해서 나올 수 있게 되기를 기대 해봤다.
(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