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해를 잃고 나면

2011-09-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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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 우리가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존재하는 모든 지도를 찾아 ‘East Sea’로 된 표기를 ‘Sea Of Japan’으로 고치고 있었고, 주말에 집에 누워 TV 스포츠나 즐기고 있을 때 그들은 유력한 각국 국회 도서관을 샅샅이 뒤져 독도를 다께시마라는 명칭으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언론에서 독도문제나 불거져야 한번 모여 피켓 들고 시위하다 일장기를 태우는 게 우리들의 대응 아니었던가.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허구한 날 싸움만 하고 국민들은 자기 이해가 걸린 일에만 단체로 모여 투쟁을 일삼을 뿐, 누구도 자기네 땅과 바다가 남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 처리를 위해 외교통상부에 배정된 예산은 고작 5,000만원이다.

그들은 수십년 전부터 일체 드러나지 않게 자료를 하나씩 자기네 것으로 바꾸어 놓았으니, 이젠 그 땅과 그 바다가 우리의 것이었다고 무엇으로 주장할 것인가. 더더욱 괴로운 것은 정부에서 기껏 한다는 일이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요청’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를 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대등한 위치에서도 바다를 잃었고 이젠 그 바다 위에 있는 독도도 머지않아 다께시마라고 쓰여진 것을 보며 애통해야 할 일이 올지 모른다. 대한민국 내에서만 우리의 소유로 인정될 뿐, 세상 사람들은 모든 지도에 일본 바다와 일본 땅으로 기재된 것을 대한민국만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는 걸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영토수호를 위해 진정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이를 후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답이 없어 괴롭기만 하다.


장덕영/ 성 가브리엘 성당 한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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