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레베카 장 ㅣ 우주에 언어 `옴`을 되뇌이면서…

2011-08-2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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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요가 클래스에 갔다. 요가 수련을 통해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심신을 조절할 수 있어서 새로운 삶의 지혜를 얻을 수있다고, 귓소문으로 들어 왔기 때문이다. 2년만에 다시 요가를 시도해보는 기분은 무척 상쾌했지만 아이의 불평 때문에 걱정도 앞섰다. 며칠전에 아이와 함께 운동하러 갔었는데, 내가 뱃살을 뺀다면서 복근 운동 머신에 누워서는 아이폰으로 뮤직 프로그램만 보고 있다고< 자기가 진짜 챙피했다>는 말이 생각나 훗 웃으며, 오늘은 힘껏 요가에만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다른 수강생들처럼 요가 매트를 깔고 앉았다. 그리고 명상곡을 음미하면서 가부좌를 하고는 명상 속에 잠기려 애썼다. 우주에 언어 ‘옴’을 수없이 되뇌이면서 우주에 일부가 되기 위해서 온갖 힘을 다했다.

얼마후 완벽한 체격의 한 여자 강사가 강의를 시작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은은하고 조용하였으나 지도하는 동작은 그녀만의 깊은 노련함이 묻어났다. 그녀의 동작을 통하여 동작 하나 하나가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 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나의 존재를 감지하기 위해, 최대한으로 뻗어보고 들이쉼과 내쉼을 반복하면서, 교수하는 여인의 내공을 닮아가려고 숨을 몰아 쉬었다..처음 이 요가 방에 들어 왔을 때 거울이 삼면에 병풍처럼 도배되어 내 자신을 보기에 무척 쑥스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거울속에 비추어진 나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였지만 땀을 흘리는 모습이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피부 빛깔이 서로 다르고 각기 다른 성별과 나이를 가진 수강생들이지만, 건강을 지키고 반듯한 몸매를 유지하겠다는, 신념과 집념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의 음양조화가 현상화 한 것같이 내게 보여졌다.

그 날의 최고의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꺼꾸로 서기>에 도전하는 80대 남성분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으며, 그 노인은 꺼꾸로 서서도 편안하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정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임을 다시 한번 절감케했다. 이 동작을 시작 하기 전에 강사님이 당뇨병, 고혈압 가진 분은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는데, 80이나 되신 그 분은 고요한 그 자세로 훈련생들의 모든 동작이 끝날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어 합일의 경지에 다다른 듯 범접할 수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초보자인 나도 요가의 작은 동작이나마 완성도를 높히기 위해 비지땀을 뻘뻘 흘렸다, 그런데 갑짜기 정신이 아득해 왔다. 과연 나도 새로운 무아의 경지에 이른 것인가?

요가 방을 나오면서 얼굴을 만져 보니 윤곽이 잡혀있고 몸매도 균형이 약간 잡혀가는 듯한 착감에 빠졌다. 상쾌하고 평화로운 아침 이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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