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써놓았던 버켓 리스트를 우연히 책상 서랍에서 발견했다. 살아있는 동안<하고 싶은 일>,<죽기 전에 꼭 해 내고 싶은 일>을 적어 놓았던 것인데, 이 지구에 태어난 후 최초로 써 보았던, 살아있는 동안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이 현실의 삶에 내가 이토록 애착이 많았는지 새삼 자신한테 놀라기도 했다. 죽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은 우선 남겨둔 사람들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생명 보험을 들어놓기 외 8가지나 더 나열돼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다 해내려면, 100살은 족히 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요즈음 내게 생긴 문제는 이계호 교수님이 말씀 하셨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세가지 ‘잘’ 요소 즉, ‘잘 드십시요, 잘 주무십시요, 잘 놓아 보내십시요’가 잘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볼 때 먹거리부터 문제가 많았음을 고백한다. 건강한 삶이니 건강한 육체니 하면서도 막상 부드러운 진홍빛 꽃등심과, 고소한 삼겹살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밥을 즐겨 먹었다.
그러면서 올개닉자만 붙어 있는 식품이면 값에 상관않고 시장바구니에 집어넣고는 했다. 올개닉 식품을 내추럴 식품과 혼동해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식품이 무해하다는 무개념으로 살아왔었다. 그런데 태초의 먹거리 강좌를 통해 고추 한 개에 비타민C 한 알의 영양분이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뒷마당에 비타민 고추가 주렁주렁한 것이 아닌가. 얼른 따서 한입 깨무니 고소한 맛이 씹혔다. 뒷마당의 고추를 따서 구수한 보리밥과 고등어조림과 된장찌개, 상추를 곁들어 상에 올리니, 온 식구들이 맛있다고 “하하호호” 웃어 가면서 먹는 모습에 참으로 행복했다. 식후엔 단 간식 대신에 형형색색 과일들을 담아서 내니 집안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음날, 강좌에서 배운 소스 대신 샐러드에 아몬드, 땅콩, 호두, 해바라기 씨가 올려 질 건강식 아침식단을 생각하면서, 내 버겟 리스트에 써놓은 일들을 해내기 위해 건강하게 99살까지는 살아야할 방법을 찾아야 될 것 같았다. 그 것은 바로 태초 먹거리의 핵심 이론인 일곱 가지 먹거리 방법을 실천하는 길이었다. 물을 잘 마시고. 꼭꼭 음식을 씹으며. 식생활을 색깔 있는 야채 중심으로 개선하고, 제철 음식을 즐기고, 자연산 그대로의 거친 음식 먹기를 매일 식단에서 이행하는 일이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