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이 하나 있었다. 언론사의 기자가 바로 그것이었다.
매스컴을 어둡고 아픈 이야기로만 채울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잔잔한 감동으로 장식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세상은 멋진 곳이요, 살 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자는 뜻이었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야무지고 기특했던 그 꿈은 잊혀졌다. 그리된 배경에는 바쁘고 어려운 현실이 있었다. 사느라 팍팍한 생활은 그런 꿈을 이루기에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었다. 또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세상에는 큰일들이 시도 때도 장소도 가리지 않고 일어나며 언론은 그것을 정확하고 빠르게 알려야 하는 큰 사명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노년에 들어선 나이, 펼쳤던 일 조차도 접을 시기에 왔는가 했는데 한국일보의 여성의 창은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바로 그 꿈을 만드는 공간으로 비쳐졌고 또 많은 필진들이 그렇게 꾸미는 것을 보고 있다. 사람향기 가득한 이야기 나눔이 혼자만의 바람이 아니었음을 알고 기뻤다.
가슴 벅차게 나에게도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얼마나 잘 쓸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생활 속에서 묻어 나와 가슴으로 떨어져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슬플 때 위로가 되었던 이야기들을 쓰고 싶다. 투박하고 못난 솜씨이지만 무더위 속의 한 줄기 시원한 바람과 같이, 긴 산책로에 수줍게 앉아있는 작은 의자처럼 그리고 무채색 일색인 세상 속에 한 점 채색으로 그렇게 쓰고 싶다.
그리하여 독자의 마음에 한 가닥 미소로 남고 싶다면 욕심일까.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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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씨는 30년 전 이민을 와서 두 자녀를 성장시켜 사회로 내 보내고 로다이에 살고 있다. 25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며 이국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해 준 손님들께 감사하며 글 쓰기를 좋아하는 까닭에 일하는 틈틈이 생활을 적어 ‘별 속에 숨은 사람’이라는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