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론마당] 배종택ㅣ2세들도 읽을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2011-07-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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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30을 훨씬 넘은 시집 못간 딸이 있다.

1살 때 엄마 손잡고 미국에 와서 삼십 수년을 살면서 먹고 살기 바쁜 부모 때문에 한글학교에 한 번도 다녀보지 못한 딸이지만, 대학 다니면서 자신이 미국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란 걸 확실히 알았는지 자기 스스로 한글을 익히고 쓰고 읽을 줄 아는 자랑스러운 딸이다.

어려서부터 집에서는 무조건 한국말만 하게한 정말 한국적인 엄마 아빠 덕에 한국말을 한국에 사는 사람 못지않게 잘한다. 자신도 한국말을 잘 하는데 대해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놀랍게도 가끔씩 한국 신문(한국일보)을 읽는 걸 봤을 때 나는 내 딸이 정말 그렇게 예쁠 수 없었다.

그러다 가끔 힘든 문법을 질문해 올 때면 나도 참 당황 할 때가 많다. 예로 “한인 윤화사고, 아빠 이게 뭐야?” “응 자동차 사고사란 뜻이야” “그럼 왜 자동차 사고라고 쓰면 되지 왜 윤화사고라고 해? 몰론 자동차도 순수한 한국말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한자인 자동차 사고라고 하면 한자어를 배우지 못한 애들도 잘 이해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기자들의 구태의연한 베끼기 또는 늘 그렇게 해 왔다는 식의 지향적이지 못한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은 딸이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무슨 뜻이야?” 60이 넘은 나 같은 구세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한문수업이 있어서 한자를 쓰는 건 어렵지만 거의 다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나한테도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물론 이런 어휘 말고 쉽게 알 수 있는 다른 말이 있을까. 글쎄다. 나도 모른다.
부정에 부정, 또 부정문.

이젠 30-40년 전에 이민 온 1세들만 사는 한인사회가 아니다. 얘들이 자라면서 우리 한인 신문 방송들도 좀 성숙해 져야 한다. 우리 1세들만 보는 신문, 듣는 방송에서 이제는 2세, 3세들도 듣고 읽는데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

한글학교가 있어서 한국에 대한 지식과 언어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2, 3세들에게 자연스러운 말과 기사로 이해할 수 있는 차세대를 향한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알라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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