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l Providence / 섭리(攝理)

2011-07-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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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idence has its appointed hour for everything.
We cannot command results, we can only strive.

섭리는 만사에 때가 있다.
사람은 결과를 명할 수 없다. 단지 애 쓸 뿐.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의 말씀입니다.
모든 일엔 정해진 순서와 때가 있는 법. 참고 기다리며
애쓰다 보면 될 일은 결국 되는 법. 은근과 끈기로 매진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 노력의 과실은 하늘에 돌리고 사람은
그저 애써 노력할 뿐. 그렇게 근면하게 살다 보면 섭리는
저절로 이루어지리라.


굳이 인격화된 하느님/하나님을 연상하지 않아도 됩니다.
옛 선인들이 그러했듯 그저 ‘하늘의 뜻’인 천의(天意)라
풀어도 되는 게 ‘프라~비던스’ [Providence]란 단어죠.
원래 이 말의 뜻은 ‘미리 본다’는 의미랍니다. 뿌릿말인
라틴어 ‘providentia’는 선견/예견[foresight]이란 의미인데,
접두사 ‘pro-’는 미리[ahead]란 뜻. 여기에 어간 ‘videre’의
본다[see]는 뜻이 합쳐져 ‘미리 본다’는 의미가 됩니다.

누가 뭘 미리 보는 걸까요? Whose foresight?
복잡다단한 신학 논쟁에 말려들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섭리(攝理)’는 세상 모든 것에 두루 통한다는 진실만을 새삼
되새기고자 할 뿐입니다. 간디는 예수의 산상수훈에 깊게
감동한 분이지만 평생 힌두교도로 살다 가신 분입니다.
굳이 종교의 형식과 율법에 얽매어 산 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철저한 신앙생활을 하신 분입니다. 한편, 그 분이
말하는 섭리는 결코 칼빈 신학이나 루터 신학을 꿰뚫지
않더라도 쉽게 이해되는 그런 상식 수준의 섭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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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idence has its appointed hour for everything.
We cannot command results, we can only strive.

섭리는 만사에 때가 있다.
사람은 결과를 명할 수 없다. 단지 애 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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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섭리(攝理)’는 “때가 있다”는 겁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포도주 기적은
그리스도의 첫 번 째 미러클[miracle]이라 참으로 그 의미가
심장합니다. 하얀 물을 붉은 와인으로 만든 신비의 알케미
[alchemy], 하지만 처음부터 스스로 원하셔서 행한 기적이
아님도 미상불 흥미롭습니다.



카나의 혼인잔치가 한참 무르익는 중 와인이 떨어집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립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어머니, 그것이 저에게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My time has not yet come." 바로 이
문장에서 ‘my time’이란 표현이 얼마나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감지하셨다면 당신은 무척 복 받은 사람입니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음을 고하는 예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이미 모든 것을 아시는 [providence = 미리 봄]
성모(聖母)는 차분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일꾼들에게 명합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Do whatever he
tells you." 바로 이 말씀이 예수를 믿고 따르는 크리스천
신앙의 초석이 되는 것 또한 묘한 섭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Do whatever he tells you!"
"Do whatever he tell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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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idence has its appointed hour for everything.
We cannot command results, we can only strive.

섭리는 만사에 때가 있다.
사람은 결과를 명할 수 없다. 단지 애 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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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여움과 단죄의 상징인 ‘신의 섭리’로 사람들 겁주는 종교는
참 종교가 아닙니다. 흰 수염에 큰 지팡이 들고 이것 저것
판단해 벌주고 상주는 그런 하나님을 믿는 건 사뭇 유치한
수준의 신앙입니다. 그도 모자라, 내 하나님이 네 하나님보다
낫다 우기며 죽어라 싸우는 그런 폭력적 신앙은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섭리는 그저 섭리로 족할 뿐입니다.
Providence IS Providence. ‘프라~비던스’를 굳이 신의 섭리라
우기며 ‘Divine Providence’ [디바~인 프라~비던스]로 풀어봤자
그건 요설과 현학으로 치장된 신학논쟁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신학논쟁은 영적 체험을 방해하고 느리게 할 뿐
’Providence’의 참 뜻을 전혀 밝혀내지 못합니다.

Universal theology is impossible.
Yet, universal experience is not only possible but necessary.
보편신학이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편체험은 가능할 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
기적수업[A Course in Miracles]에서 말하는 ‘보편체험’,
그것을 도(道)라 하든 선(禪)이라 하든 이름을 넘어 체험으로
아는 게 바로 섭리의 참 뜻입니다.




Do your best and leave the rest to Providence.
모사재인(謀事在人)이요 성사재천(成事在天)이라!
그리고 보니, 간디께서 그럴 듯 하게 하신 말씀도 우리네
조상님들 사이에선 그저 쉽게 통하는 상식이었군요.


Cheers!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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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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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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