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김희숙 ㅣ 오늘도 호세는….

2011-06-26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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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꿈을 가지고 모여 사는곳!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는것은 아마도 성공이라는 ‘아메리카칸 드림’이다. 모인사람수 만큼이나 그꿈 또한 다양 할것이다.

내가 샌프란에서 시작한 작은 가게, 이곳에는 여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그중에도 특별히 호세는 지겹도록 정직한 성실맨이다. 표현대로 눈이오나 비가오나 한결같이 늘 그자리에 있다. 주인보다 더한 성실함은 손님들이 먼저안다.

제각각인 취향을 그는 잘도 알아 척척이고, 독특하고 친근한 인사에 다양한 사람들 기분좋게 만드는 기가막힌 상술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가끔은 이상한 사람도 있고, 괜스레 딴지걸어 그냥 먹으려는 사람도 있고, 몹시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천태만상이다.


그러나 이 아저씨! 대단하다. 더 낮아지는 법을 몸으로 터득한, 그래서 주인인 내가 그에게 많이 배운다. 떨어진 콩 한알도 그냥 버리는 법이 없고, 기름한방울도 꼭 짜서 쓴다. 뭐든지 나보다 더 아끼고,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우면 자기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는다.

몇번 그러다가도 그만 둘만도 한데 내가 지켜본 호세는 한결같다. 아무리 바빠도 원칙을 지키며, 한가할때는 이것저것 닦느라고 또 바쁘다. 배가 고프면 자투리 빵조각에 손님에게 serve할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서 다른 직원과 나누어 먹는다. 예의 그 커피잔은 다 낡아, 그나마 내가 선물한것을 몇년째 사용한다. 참으로 알뜰하고 낭비는 눈을 씻고 보아도 없다. 열심히 모아서 조그마한 집도 여기서 멀지않은 곳에 장만한것 같은데. 자랑이라고는 도대체 없다. 조용하다. 그가 직원들중 대장이다. 그러니 군기는 확실한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재미없게 산다는것이 아니다. 아내와 참 알콩달콩 산다. 살뜰하게 아내를 챙기는 든든한 남편으로 손색이 없다. 두군데서 일을 하는 호세는 그곳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렇게 모아진 밑천으로 그가 그리고 있는 꿈으로 오늘도 가까이 가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다. 항상 웃으며, 몸이 불편한 단골 할아버지에게 마음을 다하여 음식을 만들어 주는 호세! 그것이 진정 이시대의 성공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가끔은 지칠때 말없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며, 우리부부에게 그 빛나는 웃음으로 it’s ok! 그 한마디 건넨다.

오늘도 호세는 10분전에 나와 커피를 만든다. 어제처럼..그리고 내일도.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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