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가는 곳마다 곳곳에 마련된 국립공원의 웅대함으로 인해 미국이 얼마나 큰 축복을 받은 나라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미 전국에서도 국립공원과 국립 사적지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인근 네바다와 유타주도 가족과 함께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지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국립공원이 가득하니, 해마다 휴가철이면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모르는 즐거운 고민에 빠지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와 인근 주에 위치한 유명 국립공원들을 소개한다.
‘브라이덜 베일 폭포’ ‘하프돔’은 요세미티의 명소
세코이야팍엔 하늘까지 치솟은 아름드리나무 울창
■ 요세미티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 동쪽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세계적인 관광지다.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볼 만한 곳으로,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절경을 갖춘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요세미티 공원은 울창한 산과 시원한 폭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고, LA에서도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가족여행 코스 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이곳은 100만년 전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계곡이 형성되고, 다시 1만년 전 빙하가 녹으면서 300개가 넘는 호수와 계곡, 폭포가 형성되면서 이뤄졌으며, 여기에 하늘까지 닿을 듯 쭉 뻗어 있는 세코야 나무숲이 어우러져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로는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로, 요세미티 계곡 남쪽에 우뚝 솟아있는 절벽 위에 세워진 전망대다. 또한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와 바람이 불면 신부의 면사포처럼 물안개가 흩날린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신부의 면사포 폭포(Bridal Veil Falls)는 하얗게 퍼지는 폭포의 물안개가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이밖에, 둥근 그릇을 자른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해프 돔(Half Dome) 등도 반드시 가 봐야 할 명소들이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yose
■ 세코이야 킹스캐년 국립공원
하늘까지 닿을 듯 높게 뻗은 나무 숲 속에서 도심의 피로를 한 방에 날리고 싶다면 ‘세코이야 킹스캐년 국립공원’(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이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체인 세코야 나무숲과 깊은 계곡,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준봉들이 있는 곳이다. 산림욕다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하늘까지 닿을 기세로 끝도 없이 뻗은 거대한 세코이야 나무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세코이야 나무는 나무통 사이로 뚫은 터널로 자동차가 지나다닐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이 같은 거대한 나무들은 오랜 세월의 풍파에도 불구하고 늠름한 자태를 지켜온 것으로 이들이 만들어내는 장엄하면서도 수려한 경치는 세코이야 킹스캐년의 자랑이다.
봄, 여름에는 캠핑도 즐기기 좋다.
공원의 84%를 차지하는 내륙지역은 대부분 길이 없는 자연상태로 하이킹을 통해 공원 안쪽을 둘러볼 수 있다. 주요 볼거리로는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드는 엄청난 크기의 자이언트 그로브(Giant Grove)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시에라 크레스트의 높은 봉우리들이 있는데 6월 말~10월 말 하이킹으로, 혹은 말을 타고 올라가 볼 수 있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seki/
■ 데스밸리 국립공원
그랜드캐년,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함께 죽기 전에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데스밸리’(Death Valley)는 북미에서 제일 낮은 지역에 위치한다. 데스밸리는 ‘죽음’의 사막’이라는 뜻으로 너무 뜨거운 날씨에 여행자와 동물들이 쓰러지는 일이 있어 데스밸리라고 불린다고 한다. 때문에 꼭 가보고 싶다면 늦어도 6월 말 이전에 다녀올 것을 권한다.
데스밸리 중앙에는 ‘끓는 듯이 뜨거운 강’이라는 뜻의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 있는데, 데스밸리 관광의 기점이 되는 곳이다. 또한 퍼니스 크릭 남쪽 블랙산맥의 중앙부에는 데스밸리는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단테스 뷰(Dantes View)가 있으며, 시선이 닿는 끝까지 한 없이 펼쳐지는 소금의 대평원인 악마의 골프코스(Devil’s Golf Cours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북쪽 끝에는 곡예사였던 윌터 스코티가 지은 별장 ‘스코티의 성’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역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데스밸리에는 선인장을 비롯한 여러 특이한 식물이 자라는 것은 물론 다람쥐, 사막 큰뿔양이 서식한다. 특히 뿔 도마뱀이 유명하며, 선사시대 동물의 발자국 화석도 발견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deva
■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
외국에서 손님이나 가족들이 오면 빼놓지 않고 찾는 관광지가 바로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이라고 손꼽히는 그랜드 캐년은 애리조나주 서북부에 위치한다. ‘대협곡’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억년 간 콜로라도 강의 급류가 대지를 침식해 만든 대자연의 웅장한 조각품으로 자이언 캐년과 브라이스 캐년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랜드 캐년은 보는 위치나 시간,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 바라보더라도 언제나 매력적이고 색다른 모습에 매료된다. 그랜드 캐년의 지층은 또한 지구 각 시대의 지층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약 20억년 전의 지층을 최하층으로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을 켜켜이 쌓아온 그랜드 캐년의 지층에서는 지구의 역사와 우주의 신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우스 림(South Rim)과 노스 림(North Rim), 캐년 플로어(Canyon Floor)의 세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특히 사우스 림에서 그랜드 캐년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압권이다. 사우스 림은 숙박 시설이나 캠프장 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서 관광객들이 찾기 가장 좋다. 캐년 플로어는 계곡 바닥에서 협곡의 웅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협곡의 경치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grca/
■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유타주 남부에 위치한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과 자이언 캐년(Zion Canyon) 국립공원은 그랜드 캐년과 마찬가지로 오랜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아름다운 계곡과 바위들로 이뤄져 있다. 그 규모는 그랜드 캐년보다 작지만 바위의 예술을 집합해 놓은 듯한 신비로운 곳으로 조물주가 직접 손으로 빚어 놓은 듯한 모양의 바위들이 가득하다.
공원 안에 마련된 전망대로 이곳을 내려다보면 마치 성이나 체스판, 창문 달린 벽과 같은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계곡 가득 들어서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물이나 바람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브라이스 캐년은 ‘핑크 클리프’(Pink Cliff)라는 별명이 있다. 그 이유는 시간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양을 드러내는데 제일 먼저 핑크 빛을 내기 때문이다. 이후 찬란한 태양 아래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붉은색, 오렌지 색, 금색, 황색, 크림색으로 점차 색깔을 바꿔간다. 가끔은 모든 색들이 한데 어우러져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해 내기도 하는데 오묘한 색의 조화들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brca/
■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과 마찬가지로 유타주 남부 자이언 캐년(Zion Canyon) 국립공원은 오랜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계곡과 바위로 이뤄져 있다.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은 유타주를 흐르는 버진 강(Virgin River)이 오랜 세월에 걸쳐 고원을 침식해 만든 협곡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이곳의 협곡 절벽과 경사면은 적갈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파스텔 색상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는데, 침식으로 인해 생긴 작은 냇가에 자라는 나무들의 초록색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이언 캐년의 화이트 클리프(White Cliff) 단층에는 뱀이 기어가듯이 버진 강이 흐르고 있는데, 아직도 침식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은 공원 안의 모든 도로를 적갈색으로 통일시켜, 주변의 자연 경관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zion
■ 옐로스톤 국립공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은 많은 사람들이 유타주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와이오밍과 몬테나, 아이다호의 세 주에 걸쳐 펼쳐진 광대한 공원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많은 간헐천과 원시림에 둘러싸인 호수, 계곡에 흐르는 폭포, 아직도 활동 중인 용암의 모습들은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지구의 생명력을 체험하게 해준다. 또한 버펄로와 바이슨, 회색곰 등의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다.
빼놓지 말아야 할 관광지로는 옐로스톤의 심벌이 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간헐천인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이다. 하루에 17~21회 4만리터의 온천수가 엄청난 높이로 대분출을 하는 장관이 압권이다. 또한 매머드 온천(Mammoth Hot Springs)의 테라스 마운틴(Terrace Mountain)에서는 미묘한 색깔을 띠고 있는 계단식의 석회암 층에서 물이 흘러내리면서 작은 시내와 미네랄 폭포를 형성하는데 계단식의 하얀 석회암층을 흘러내려가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옐로스톤 강에 의해 형성된 옐로스톤의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of the Yellowstone), 북미 대륙 산중 호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옐로스톤 호수(Yellowstone Lake)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yell/
세계 최대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살아 숨 쉬는 지구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의 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 채널 아일랜드 국립공원
산이 지겹고 바다가 그리워진다면 미국의 해상 국립공원 1호인 채널 아일랜드 국립공원(Channel Island National Park)을 찾아보자.
채널 아일랜드는 애너카파, 샌타크루즈, 샌타로사, 샌미구엘, 샌타바바라 5개 섬을 부르는 명칭이다.
이곳의 장점은 해안가의 기암괴석, 해저동굴 등 바다 주변 자연의 신비로움을 즐기면서 동시에 산 위의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물개, 바다사자, 새들의 서식처이며 해양 생태계 보호구역이라 신비한 바다생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자녀들에게도 신기한 체험을 선사하며, 해양지역은 스노클을 쓰고 잠수를 하거나 보트를 타면 돌고래와 고래를 구경할 수도 있어 마치 머메이드가 된 듯한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절벽에서 푸른 바다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산책로의 하이킹, 카야킹, 카누를 타고 가는 해저동굴 탐험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chis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채널 아일랜드는 바다의 생태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카약과 하이킹 등도 즐길 수 있다.
<홍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