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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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인터뷰 - 한인 코미디언 켄 정

2011-05-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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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명성·성공은 오로지 ‘행오버’덕분”

스타 인터뷰 - 한인 코미디언 켄 정

미스터 차우(왼쪽서 두 번째)가 필(맨 왼쪽) 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범죄현장으로 가고 있다.

26일 개봉된 포복절도할 야한 코미디 ‘행오버 II’(The Hangover II)에서 전편에서 처럼 전면 나체로 길길이 뛰면서 국제적 범죄자 미스터 차우역을 한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41)과의 인터뷰가 지난 17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서 있었다.

켄과 기자는 ‘행오버’전편 파티 때 만난 사이여서 우리는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서로 끌어안고 “브라더”를 외치며 재회를 반겼다. 단정한 모습의 켄은 인터뷰 중 하이에나의 소리 같은 미스터 차우의 웃음소리를 내고 박수와 함께 큰 제스처를 쓰면서 속사포를 쏘듯 빠른 말로 대답을 했는데 즉석 위트가 혀를 찰 만큼 재미있고 또 총명했다.

그는 웃기면서도 질문에 매우 진지하고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와 야무지게 생긴 얼굴 모습에서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인터뷰로 우리는 헤어질 때 다시 한 번 서로를 끌어안고 또 다른 재회를 약속했다. 켄은 내과의사 출신으로 속편에서는 전편보다 훨씬 더 비중이 큰 역을 맡았다.




*전직 의사로서 배우가 된 소감은.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 명성과 성공은 오직 첫 번째 ‘행오버’ 때문이다. 나는 배우의 꿈을 지닌 의사였다. 그러나 그 걸 해낼 수 있을지는 몰랐다. ‘행오버’ 오디션에 참가, 선발됐는데 난 지금도 정말로 내가 배우가 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 영화는 첫 번 것보다 나체 신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야한데.

-두 영화는 다 롤러코스터 라이드이다. ‘행오버’는 한계를 밀어붙일 수 있는 데까지 몰고 간 영화다. 관객들도 그것을 바라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은 극심한 높낮이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영화가 전편보다 말캉하고 온순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유기하는 셈이다.

*당신은 영화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썩 잘 부르더라.

-그 장면은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로 노래는 (짐 크로체) ‘타임 인 어 바틀’이다. 난 그 노래를 좋아한다. 그런데 난 과거 영화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


*전직 의사가 발가벗고 사람을 공격하는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아내를 비롯한 가족의 반응은.

-난 역시 의사인 내 아내(베트남계)의 격려로 배우가 됐다. 아내가 의사 노릇 그만 두고 전문 배우가 되라고 날 독려했다. 물론 아내도 전편의 내 나체 신을 알고 있었다.

그 장면은 전적으로 내 아이디어지만 난 아내의 하락을 받았다. 난 모든 것을 아내의 허락을 받고 한다. 그는 나의 최고의 친구이자 협조자이다. 그리고 내 부모님도 날 적극 지원하신다. 난 아직도 의사면허가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전직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배우 일은 내게 있어 하나의 새로운 삶의 여정이다. 나는 지금 내 삶에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새 인생은 큰 영광이자 스릴이다.

*배우와 의사는 서로 닮은 점이라도 있는가.

-둘 다 프로라는 것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자기 통제와 함께 부지런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 난 배우 일을 의사직에서 배웠다.

*당신의 다음 영화는 ‘트랜스포머’ 제3편인데 거기서는 어떤 코미디를 보여줄 것인가.

-난 내 코미디를 줄곧 밭을 갈듯 갈아왔다. 난 카메라 앞에 서면 100% 해내야 된다는 생각에 공격적이 된다. 난 삶이 짧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든지 끝까지 가보자는 각오로 일을 한다.

그 것이 내 코미디의 철학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밖에서 날 보면 내가 아주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해하는 점이다. 난 세 살짜리 딸 쌍둥이를 가진 유부남이다. 난 일하지 않을 땐 나이트클럽에도 안 가고 집에서 아버지나 남편 노릇을 하면서 보낸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간단하고 단순히 지키며 산다.

*언제 당신이 우습다는 것을 알았는가.

-어릴 때다. 난 언제나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러나 난 코미다언은 아니었다. 나는 코미디는 대사나 농담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이요 감수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것은 재즈 코드를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저 그 것을 따라가면 되는데 그 것은 마치 파도를 타고 서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파도를 제대로 찾을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코미디언이다.

*의사가 발가벗고 뛰어다니는 것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구구각색인가.

-온갖 반응을 받는다. “야 정말 대단하다”란 반응이 있는가 하면 “아이구 맙소사”라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난 안 좋은 반응에도 기분을 언짢아하진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내가 단지 좋은 일을 하고 또 가족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당신을 길에서 보면 미스터 차우의 흉내를 내보라고 하는가.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난 언제나 그렇게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나도 좋다. 그 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다.

*이제 당신은 유명하고 인기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가 됐으니 다음 영화에선 한국 이름을 가진 역을 할 생각이 있는가.

-그러겠다. 다음 영화에선 H.J. Park으로 나오겠다. 내 매니저 어디 갔지. 그러나 그렇게 안 되더라도 그 건 내 탓이 아니라 내 매니저 탓이다. 우리는 단순한 아시안이 아니라 아시안 아메리칸이다.

그런 사실은 우리에게 하나의 도전이다. 난 각본에서 백인과 중국인과 또 한국인으로 나오는 다양한 역을 해 봤다. 이렇게 여러 인종 역을 한다는 것이 배우로서의 기쁨이다.

그러나 분명히 말해 둘 것은 난 한국인이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내 아버지는 대구 태생이며 어머니는 부산 태생인 이민자들이다. 나는 지금 내 자신이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 사회에서 일고 있는 괄목할 만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할리웃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스틴 린 감독과 배우들인 성 강과 존 조 그리고 매기 큐와 루시 리우 등이 모두 아시안들이다. 할리웃에는 지금 재능 있는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인들이 큰 몫을 형성하고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임을 명예스럽게 여긴다. 우리들의 장점은 우리가 서로 모두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물결을 이루면서 아시안 아메리칸 시네마의 정체를 새로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로서 숙취에 대해 어떤 처방을 하겠는가.

-난 술을 마시면 보통 머리가 아파 자기 전에 아스피린이나 애드빌을 먹는다. 의사로서 말하건 데 숙취에는 완전한 치료법은 없고 단지 한시적인 대응책만 있을 뿐이다.

*당신의 나체를 카메라를 통해 직접 본 느낌은.

-우스운 일은 내 나체를 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몸에 꼭 끼는 셔츠를 입었을 때 두 턱이 되는 것을 보면 신경이 쓰인다.

*미스터 차우는 매우 특이한 인물로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는 매우 복잡하고 미친 듯한 인물어서 그 역을 하는 것이 정말로 즐겁다. 내가 가장 가장 좋아하는 역으로 그를 연기하는 것은 내게 있어 하나의 카타르시스다.

*당신 안에 차우와 같은 성질이 있는가.

-대혼돈과 같은 코미디를 하겠다는 결심 외에는 모든 것이 연기다.

*당신은 16세에 고교를 졸업하고 바이얼린을 연주하며 또 IQ도 매우 높은데 그렇게 똑똑한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난 날 그렇게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아버지는 내게 “넌 그렇게 똑똑하지도 또 천재도 아니니 남보다 앞서려면 열심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무리 똑똑하게 태어났더라도 열심하지 않으면 결코 남을 앞지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똑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구로 무엇을 하느냐 하는 점이다.

*가끔 의사 일이 그리운가.

-난 지금도 내 환자들이 보고 싶다. 난 지금도 일부 환자들과 e메일로 교신하고 있다. 내가 의사 일을 그만둔 뒤로 어떤 환자에 대해서는 매일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때로 의사라는 직업은 배우보다 더 나쁠 때가 있다. 그래서 난 의료 활동의 어떤 점에 대해선 그립지가 않으나 환자들은 그립다. 난 지금도 아내와 함께 세미나에 참석하고 의학지들을 읽는다.

*영화에서 원숭이와 일한 경험은.

-크리스탈은 암컷(17년생)으로 내가 여태껏 함께 일한 배우들 중 가장 훌륭한 배우다.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가끔 크리스탈이 원숭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었다. 완벽한 배우로 매우 똑똑해 어제 날 보더니 날 기억하고 내게 키스를 했다.

*미스터 차우 역을 위해 참고로 한 다른 영화의 인물이라도 있는가.

-반사회적인 그의 성격을 묘사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굿펠라스’의 조 페시 역과 ‘암흑의 기사’에서의 히스 레저의 조커 역을 연구했다.

*당신은 범죄의식이 있으며 그렇다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가.

-내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가 있다면 그 것은 당신의 마음을 훔친 것이다. 왜냐하면 난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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