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강정은 l 꿈

2011-05-2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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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점심에 손님을 집으로 초대했다. 친구가 아닌 좀 어려운 손님인지라 신경이 쓰인다. 음식은 무엇으로 해야 좋을지, 디저트는 과일과 과자를 내놓을까 아니면 빵을 구울까 하는 여러가지 선택을 해야하는 가운데 있었다. 그러다 초대 날짜는 내일로 다가왔다.

장을 보는데 선택종류가 너무 많아 재료를 사기 바로 전까지 갈등으로 물건 앞에서 시간을 지체한다. 그렇게 이것저것 잔뜩 장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 순서를 머릿 속으로 정리한다. 집도 치워야 하고, 빨래도 해야하고…하면서 시간계획을 짠다. 그런데 마침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늘 급하게 아이들 챙겨 줄 일이 생겼다. 급하게 시간조정을 머릿 속으로 한다. 그리고는 오늘밤은 일찍 자고 내일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기로 결정봤다. 씻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냉장고에 남아있던 음식으로 저녁을 대충 때우고는 거의 계단을 기어오르다시피 올라가 자기 시작했다.

내일의 피곤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수면을 택했다. 그랬건만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었다. 계속 뒤척인다. 침대가 편칠 않다. 등도 뻣뻣한 것 같다. 이불을 빨 때가 됐나 왜 이렇게 푸근하지가 않은건지… 눈은 감고 있지만 머리는 계속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이젠 자야지, 빨리 숙면을 취해야 해 하며 계속 잠을 자려고 애 쓰는데도 잠에 푹 빠져 들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을 꾸고 있다. 학교에 등교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가고 있다. 늦으면 안된다고 불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하다 갑자기 내려오는 다리에 차가 부숴졌다. 이차를 어떡하냐고 발을 동동 구르다 학교를 향해 마구 달리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학교 스쿨버스를 봤기 때문이다. 그 스쿨버스 보다 늦으면 나도 늦을까봐 바지를 걷어 올리고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도중에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 간식을 사먹는다. 내 속은 학교를 늦을까봐 속이 타고 있었다. 그러고는 차를 찾으러 또다시 여기 저기를 뛰며 헤메고 다닌다. 계속 내 머리 속에서는 어떡해… 라는 외말 뿐이었다.

그러다 꿈에서 깼다. 계획했던 시간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도저히 잠은 다시 잘 수가 없었다. 피곤이 더한 몸으로 겨우 일어나 일을 하기 시작한다. 모래를 씹어 먹은 듯 목도 아파온다.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하고… 대충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손님을 맞는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고 몸은 이미 천근만근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환하게 웃어야 한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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