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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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Last Night)

2011-05-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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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에게 오는 아슬아슬한 유혹

어젯밤 (Last Night)

감정적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두 커플 기욤 카네와 키라 나이틀리(위) 그리고 샘 워딩턴과 에바 멘데스.

★★★½

혼외 유혹이란 기혼자들 곁에 늘 있게 마련이다. 특히 젊고 풍족하고 아름다운 기혼자들에겐 직장과 주변에서 그 것과 만날 기회가 상당히 많은데 이 영화는 두 젊은 부부가 이런 유혹을 접해 그 것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아슬아슬하도록 긴장감 있고 아름답고 지적이며 또 자극적으로 묘사했다.

두 쌍의 잘 생긴 배우들과 뉴욕과 필라델피아라는 도시의 모습을 현혹적으로 찍은 촬영 등 겉으로도 매력적인 영화이자 행동보다 암시와 대사 위주로 유혹과 그에 대한 저항과 투항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젊은 두 부부의 심리상태를 지극하고 절실히 그린 수작이다. 영화는 또 감정적 정사도 육체적 정사만큼이나 결혼관계에 파괴적 작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다.

맨해턴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자인 마이클(샘 워딩턴)과 잡지 프리랜서 기자인 조앤나(키라 나이틀리)가 마이클 회사의 파티에 참석한다. 여기서 조앤나는 마이클이 회사 동료인 섹시한 로라(에바 멘데스)와 다정히 대화를 나누는 것을 눈 여겨 본다.


귀가한 조앤나는 마이클에게 싸움을 건다. 왜 로라와 그렇게 다정하게 얘기를 하며 또 왜 그 여자 얘기를 자기에게 전연 안 했느냐고 불평하던 조앤나는 급기야 “당신 그 여자와 잤어, 안 잤어”하고 따진다.

그리고 이튿날 마이클은 로라와 함께 필라델피아로 출장을 떠난다.
마이클을 보낸 뒤 커피를 사러 나갔던 조앤나는 뜻밖에 가게 앞에서 몇 년 전 파리에서 만나 깊은 사랑에 빠졌던 알렉스(프랑스배우 기욤 카네)를 만난다. 알렉스는 조앤나와 헤어진 뒤에도 조앤나의 거취를 쭉 지켜보고 있었고 조앤나는 아직도 알렉스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 둘은 저녁에 만나기로 한다.

여기서부터 얘기는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오락가락하며 마이클과 로라 그리고 조앤나와 알렉스간의 유혹이 빨간 혀를 내미는 저녁과 밤을 그린다. 조앤나는 알렉스의 친구와 애인과의 더블데이트에 이어 알렉스가 묵고 있는 호텔로 간다.

그리고 마이클과 로라는 다른 회사 동료들과 헤어진 뒤 둘이 묵고 있는 호텔의 풀에서 심야 데이트를 즐긴다. 술과 유혹의 눈길과 제스처와 전위행위 같은 대사들이 밤기운에 묻혀 도둑처럼 두 쌍의 가슴을 침입한다.

감독 매시 타제딘은 극적 결말을 가능한 한 참으면서 끝까지 미루고 있는데 라스트신이 매우 인상적이다. 네 배우가 모두 지성인답게 자기감정들을 추스르는 절제된 연기를 잘 한다. 아주 솔직하고 매력 있는 영화다. R. Tribeca Film. 선셋5(310-478-3836), 모니카(310-478-3836),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사우스코스트빌리지(714)55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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