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김가연 ㅣ 아우 깜수니~(1)

2011-04-2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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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우의 별명이다.

우리는 남남이고 얼굴도 모르는 채 남들이 다 한다는 컴퓨터의 카페 1촌 이웃이다. 그저 평범한 인사말이 오가는 언니 동생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하루하루의 일과를 알고 지낼 뿐 아무것도 모르는 채 지나는 이웃사촌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나의 아우 깜수니를 소개 할까 한다.

내가 그녀 깜수니를 알고 지낸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내가 이른 아침 회사에 나와서 컴퓨터를 켜는 순간 내 아우 깜수니는 어제 하루에 또 얼마나 무슨 일을 하였는가, 무슨 일이 생겼는가, 궁금하여 제일 먼저 컴퓨터를 열어서 방명록에 가서 아우의 글을 읽는다.


매일매일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 이고, 랑(남편)이 어제 나가서 아직 안 들어 왔고 군대 간 아들이 휴가 나와서 아들이 좋아 한다는 통닭을 사왔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해서 밤늦은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사왔고, 날씨가 좋아 빨래를 많이 하였다는 등, 우리가정에서 흔하게 평범한 이야기를 나의 방명록에 가득가득 채워 올려준다.

나는 매일 일상의 생활을 불 보듯 하는 이 아우를 한국 방문시 뜻하지 않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을 때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집은 인천 가까이 부평이란 곳에 있지만 서울에 가끔 일이 있으면 나온다 면서 내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사실 컴퓨터에서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채 글이 오고 감으로 서로에 대한 우정일 뿐,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환자복을 입고 누워 있는 병원에 불쑥 찾아왔을 땐 난 당황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어떻게 이곳까지 왔냐고 반갑다는 등의 격식적인 인사말만 오갔을 뿐 별로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먼 곳까지 찾아온 아우를 보니 얼굴은 조그마하고 까맣고 키는 커보였고 (나중에 알고 보니 167cm)날씬한 몸매에 긴 머리에 청바지차림의 젊은 아줌마 였다.

그런데 이 아우가 무엇을 들고 와서는 환자가 병원에서 주는 밥만 먹으면 영양실조 걸린다는 말을 하면서 내어 놓은 것은 구운 고구마였다.

그뿐만 아니라 검정 비닐 속에서 또 내놓는 것은 구운 만두, 찐만두, 떡볶이 등등, 아무튼 생각지 못한 먹을거리를 가득 가지고 병문안을 왔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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