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정 내원 ㅣ 분노와 우울증

2011-04-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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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곳은 California Medical Center 라고 신체적이나 정신병 환자들이 수감되는 남자들의 교도소 입니다.

이곳에는 간혹 전문직을 갖고 있던 의사, 변호사, 대학 교수도 있읍니다. 교육도 많이 받고 주위의 존경도 받던 이같은 사람들이 왜 죄를 지어서 교도소에 들어왔을까요.

평생동안 큰탈없이 살던 그들은 화나는 것을 참고 참다 결국은 돌이킬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또 그들은 창피해서 누구한테 속상한것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술마시다 잠들고 아침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생활을 되풀이 하며 고립된 생활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우울증에 걸리고, 또 술은 depressant 이라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도 심해져서 생각도 비관적이되고 판단력도 마비됩니다. 그러다 그들은 부인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결국에는 부인을 살해하는 엄청난 죄를 짓고 만 것입니다. 저는 그들을 상담하면서 “내가 싫다는 바람난 여자와 이혼할 생각이라도 해보았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못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상담을 다녔다면, 이혼은 피하지 못했어도 살인은 막았을텐데 안타깝습니다.

우울증은 약과 상담으로 고칠수 있는 정신병입니다. 우리는, 상담 다니는것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자랄때 하루는 학교에 갔다 왔더니 사촌언니가 와서 눈이 퉁퉁 부어있었고 저녁늦게 찾아온 형부는 아버지와 한참 계시다 언니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나는데, “이번에는 데리고 가게하지만 이 다음에는 아주 데리러 올 생각도 하지마라.” 였습니다. 형부는 “잘 알겠습니다.” 하고 허리 굽혀 인사하고 갔습니다. 우리는 가족이 핵가족이 되면서 속상할때 찾아가거나, 잘못했을때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잘못을 지적해주는 집안 어른을 잃은것 같읍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상담하러 갈수있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건강보험 혜텍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 받을수 있읍니다.

독자님들, 남편이 싫다해도 혼자라도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더욱이 죽고 싶은생각이 들때는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전화를 통해 통역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배카빌 교도소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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