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산드린 본네르)과 크로거가 체스를 두고 있다.
★★★½
중년의 호텔 하녀가 뒤늦게 찾은 하이클래스 오락인 체스에 빠져 이 게임을 배우고 연습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게 되는 지적이요 단아하고 품위 있는 프랑스 영화로 내용과 연기와 촬영과 경치가 모두 우아하다.
성과 계급차별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나 그 것을 웅변조가 아닌 낮은 음성으로 적의 없이 다뤘으며 아울러 체스게임을 가르치고 배우는 두 남녀를 통해 민감하게 성적 긴장감과 로맨틱한 무드를 자아내고 있다. 거기에 코믹한 기운까지 곁들여 다소 얄궂은 로맨틱 코미디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코르시카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해변 마을 호텔의 하녀 엘렌(산드린 본네르)은 자기를 사랑하는 부두 노동자인 남편 앙지(프랑시스 르노)와 고교생인 딸과 가난하나 특별히 남부러워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산다.
어느 날 엘렌은 호텔방을 치우다가 발코니에서 체스를 두는 두 남녀의 육감적인 동작과 모습을 보고 이 게임에 빨려든다. 그리고 앙지의 생일선물로 전자 체스를 선물하는데 체스를 둘지 모르는 남편은 이 선물에 어리둥절해 한다. 이 때부터 엘렌은 밤잠도 잊고 혼자 체스를 공부하다가 지각 출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앙지와 딸은 엘렌의 새 집념에 대해 나무란다.
혼자서는 더 이상 체스 공부에 한계를 느낀 엘렌은 자기가 청소하는 큰 집에서 혼자 사는 병을 앓는 미국인 의사 크로거(케빈 클라인의 프랑스 영화 데뷔)에게 청소비 안 받을 테니 한 수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까다로운 고독자인 크로거는 엘렌의 도전정신이 기특해 매주 화요일 그에게 체스를 가르쳐 준다. 그런데 비록 배운 것은 없지만 엘렌은 매우 현명하고 총명한 여자. 체스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그러나 엘렌이 체스 때문에 밤늦게 집에 돌아오고 아내와 어머니의 직분을 소홀히 하게 되면서 단란하던 집 안에 작은 바람이 인다. 그래서 엘렌은 체스를 포기하기까지 하나 착한 앙지가 마음을 고쳐먹고 아내를 격려하면서 엘렌은 다시 크로거의 집을 찾아간다.
얼마 후 크로거는 엘렌에게 자기는 이제 더 이상 가르쳐 줄 것이 없다면서 체스게임 지역대회에 나가라고 권고한다. 이 제의에 처음에는 망설이던 엘렌은 가족의 응원을 받으면서 대회 홍일점으로 출전한다.
본네르가 근면히 노동하는 아내와 어머니로부터 고도의 지능을 요구하는 체스게임을 통해 서서히 새 사람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고상하고 은근하고 차분하며 또 내적 힘을 발산하면서 눈부시게 보여 준다. 그리고 본네르와 클라인의 알듯 모를 듯한 감정적 연계와 코르시카의 절경도 볼만하다. 카롤린 보타로 감독. 성인용. 로열(310-478-3836),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