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아이린 서 ㅣ 인생은 칸타빌레(cantabile, 노래하듯이)

2011-03-20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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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in life is to be feared. It is only to be understood. (인생의 어떤것도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 이해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마리퀴리–)“

초등학교때 만나 아직까지 제일 친한 친구라 손꼽을 친구, “태인”이는 정부 전산부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남편과 딸과 여행을 즐긴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나왔던 정말 그림같은, 경북 청송군 주왕산에 다녀온 사진을 봤다. 나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뭐라 말로 형용할수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나는 장녀 기질이 아주 많다. 가까운 사람들을 내가 수퍼맨처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잠재해 있다. 어릴때, 내동생을 누군가가 귀찮게 하기라도 하면, 작고 깡 말랐던 나는 상대가 크건, 나이가 많건 상관없이 바로 돌진했고 나의 기에 눌려 아무리 큰 아이라도 도망을 갔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꽌시(關系)처럼, 나의 가족과 친구라면, 옳든 그르든 그들의 편이 된다.


태인이와 함께 집 마당에서 불장난도 하고, 금붕어 장례도 치뤄주고, 우유를 마시고 식중독도 함께 걸려보고, 유달리 코피를 많이 흘리던 그녀를 위해 휴지를 열심히 접어주며, 고교 야간 자율학습후 밤늦게 함께 집에 걸어오면서 매일 할말이 너무나 많았다. 대학진학후 그녀는 한 남학생과 4년간 사귀었는데, 졸업후 갑자기 그가 연락을 끊었다. 이유도 모르고 괴로와 우는 친구를 보곤 화가나서, 의리없는 그 남자에 대해 알아보니, 그가 다른 사람을 사귄다고 했다. 태인에게 잘 말하고 헤어져도 될것을 무책임하게 행동했던 그에게 나는 격분했고,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입에 담아본적 없는 심한 욕을 오래오래 쏟아부었다. 그녀는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른다.

그녀가 어릴때 첫 사랑때문에 괴로와할때, 나도 함께 격분하고, 그녀의 남편이 급성 간암으로 위급할때, 곁에서 도와줄 방법이 없어 마음아파하다가, 이제 잘 회복되어 가족과 여행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니 참 흐믓하다. 인생에 무슨일이 생겨도 두려워하지 말고, 인생을 노래하듯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LA에 사는 희숙인 잘 있는지 궁금해진다.

KEMS TV 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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