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건일 회장 기자회견 불참
▶ 이사들 진상위 구성 요구키로
유인현 이사가 감사결과를 설명하자 임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해결 될 것으로 보였던 필라델피아 한인회 공금유용사건이 결국 봉합에 실패했다.
장권일 회장과 문제를 제기한 임원들, 중재 및 감사들이 지난 5일 감사결과 및 차후 처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8일 저녁 서라벌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장권일 필라 한인회장이 나타나지 않아 원만한 처리가 무산되었다.임원들에 따르면 장권일 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자회견장에 도착해서야 알았다며 장 회장이 약속을 어겼다고 분개했다.
유인현 이사는 “장 회장이 여러 가지로 심정이 복잡한 것 같아 자신이 장 회장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권했다”고 말했으나 추후 확인한 바로는 이날 참석한 안석, 유인현 감사를 비롯한 임원전체가 장 회장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기자회견장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장권일의 불참 속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인현 감사는 문창민 수석부회장이 한인회 구좌에서 지난 10월 12일부터 12월 29일까지 모두 6,900 달러를 캐시아웃(cash out)해 유용하고 채워 놓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하고 이는 안석 감사가 문창민 수석부회장을 만나 본인의 시인을 받은 사항이라고 밝혔다.
유인현 이사는 이 돈은 한인회와 상관없는 곳에 유용된 것이라고 밝히며 감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장 회장과 임원들에게 통보하고 오는 정기 이사회에서 문창민 수석부회장의 해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장 회장과 중재이사, 감사들과 임원들은 지난 5일 가야 레스토랑에서 열렸던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8일 기자회견에서 장권일 회장이 밝히고 장 회장이 임옥희씨에 대해 오해했던 부
분에 대해 공개적인 해명과 사과를 하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옥희씨는 이날 자신은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인현 이사는 한인회 구좌에서 캐시아웃이 된 총금액은 모두 1만7,000달러이며 나머지 금액은 장권일 회장이 한인회에 투입했던 돈을 돌려받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감사결과에 따르면 그 동안 장권일 회장이 한인회에 투입금이라는 명목으로 입금한 금액은 총 3만 8,000 달러이며 캐시아웃을 통해 찾아간 돈은 1만7,000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원들은 ▲ 장회장과 합의했던 것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오는 정기 이사회에서 좀 더 자세한 조사를 할 수 있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변호사나 회계사의 참여를 요구할 것 ▲문창민 수석부회장의 해임을 다룰 상벌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혀 상황에 따라 한인회가 더 큰 격랑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그러나 감사결과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특히 데빗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이 또 다른 폭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본보가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와코비아 은행에서 1만 달러가 입금될 무렵인 11월 8일에서 12월 30일까지 모두 13번에 걸쳐 데빗카드를 이용해 주로 500 달러 위주로 5,250달러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11월 12일에서 12월 22일 사이에 5번에 걸쳐 1만 2,000 달러의 돈이 캐시아웃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한인회 수표가 개인인 A모씨에게 발행된 것으로 되어 있으나 본보의 확인결과 A씨는 그러한 수표를 한인회로부터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A씨는 “아마도 내 서명을 도용해 체크&캐시에서 깡을 한 것 같다”며 어이없어했다.소식을 접한 이사들은 장 회장이 기자회견을 회피한 것에 대해 비난하며 공금유용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의혹이 있다면 지휘책임을 물어 장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한편 필라 한인회 정기이사회가 오는 3월 중에 열릴 예정이어서 한인회 공금유용 문제가 어떠한 식으로든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문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