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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다시 쓰는 카리스마 리더십(9)스토리의 힘"

2011-03-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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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감동 스토리 안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감동 스토리의 위력을 나타내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다 민족으로 이루어진 "melting pot"의 나라이지만 청교도의 신앙과 건국과 관련된 감동 이야기로 굳게 결속되어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5천 년 동안 나라 없는 디아스포라로 살다가 1948년에 극적으로 독립한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조상에게 약속한 가나안 땅 이야기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 민족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처럼 평범한 스토리가 누구나 감동하는 의미로 발효(醱酵)될 때 신비로운 힘이 분출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은 가슴이 메말라 있다. 그래서 감동과 상상력이 담긴 스토리를 고대한다. 탁월한 리더란 누구인가. 모든 사람이 감동하고 상상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거나 발굴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감동 스토리는 놀라운 힘이 되어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두려움과 겁이 많고 도전 정신이 빈약하여 늘 블레셋에게 당하기만 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보라. 하루는 사울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군대와 거인 장수 골리앗이 지휘하는 강한 블레셋 군대가 서로 만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블레셋의 승리가 당연하다. 블레셋의 지휘관 골리앗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인인데다가 철갑옷을 입고 11킬로그램이나 되는 창과 방패를 들고서 에베스담밈 언덕에 성난 곰처럼 우뚝 있었다. 그런데 다윗은 어떤가. 그는 아직 어린소년이었다. 더군다나 그에겐 무기도 갑옷도 없었고 가진 것은 고작 물맷돌 다섯이 전부였다. 절대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소년 다윗은 하나님만 의지하고 물맷돌을 날려 눈 깜박할 사이에 거인 장수 골리앗을 거꾸로 트렷다. 엘라 골짜기에 숨어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의 승전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와 블레셋 군대를 향하여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겁에 질린 블레셋군대는 몇 발자국 도망도 가지 못하고 다윗의 승리 이야기로 고무된 이스라엘 군대의 기세에 눌려 그 자리에서 전멸 당하고 말았다. 스토리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다. 스토리의 힘은 전쟁에서만 위력을 발하는 것이 아니다. 짧은 한 줄의 문장에서부터 거대한 청중 앞의 연설에 이르기 까지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예수님의 설교를 보라. 언제나 감동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스토리텔러(story-teller)의 대가이다. 딱딱한 율법주의의 방식을 버리고 이야기와 비유로 풀어나가는 그분의 설교 방식은 배우지 못한 변방의 서민까지 큰 감동과 공감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는 개회사와 개회기도에 이어 찬양과 설교, 대통령의 인사말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합심기도 순서가 되었을 때다. 사회자가 갑자기 "우리 다 같이 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우리의 죄를 회개하는 심정으로 1분 동안 하나님 앞에 통성으로 기도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매년 조찬기도회를 가져왔으나 참석자들이 무릎을 꿇고 통성으로 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토리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단상에 있던 대통령이 영부인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무릎을 꿇으니 여당, 야당의 모든 지도자들이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장관, 국회의원, 별을 단 군 장성들도 무릎을 꿇었다. 나라의 모든 지도자가 하나로 결속되는 되는 극적 순간이었다.

특히 이 기도회는 이슬람채권법안의 의견 대립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개최된 터라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정치, 사회의 초미(焦眉)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대통령이 아름다운 화합 스토리를 창출해 냄으로써 경직된 정치, 사회 분위기를 일시에 순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신은 리더인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누구나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생산하는 탁월한 스토리메이커(story-maker)가 되라. 감동이 메마른 이 시대는 그런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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