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김창만 칼럼 “다시 쓰는 카리스마 리더십(8)고산훈련”

2011-02-26 (토)
크게 작게
“사시카이아”(Sassicaia)는 이탈리아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하는 명품 포도주다. 이탈리아의 포도 명장 마리오 인치사 로케타(Mario Incisa Rocchetta)는 명품 포도“사시카이아”를 만들기 위해 400미터 고산의 척박한 자갈밭에서 40년의 긴 인고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금과 은은 순도(純度)에 따라서 품격과 가격이 달라진다. 뜨거운 불의 연단을 많이 받은 것일
수록 순도가 높아져서 고(高) 품격으로 인정받는다. 매화의 향기는 추운 겨울의 고통을 겪어야 멀리 가는 진한 향기를 품어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경과 인류역사를 살펴보니 연단의 수준이 높았던 사람일수록 언제나 큰 인물이 되었다.

미국 올림픽 선수촌은 콜로라도 주 스프링스(Springs)에 있다. 스프링스는 해발 1,823 미터의 고원도시다. 한라산(1,950미터)정상과 거의 비슷하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산소부족현상으로 고통을 겪는다. 그러면 미국 정부는 왜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다 선수 훈련촌을 지어 놓았을까. 그 이유가 있다. 고산지대의 악조건을 역으로 이용하여
선수의 경기력을 최고로 끌어 올리려는 전략 때문이다. 선수가 운동할 때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산소부족현상이다. 선수들이 오래 달리면 달릴수록 폐순환기가 공급해 주는 산소의 양에 비해 근육이 더 빨리 산소를 소비해 버리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산소결핍으로 인하여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유능한 선수가 되기 위해선 달릴 때의 선수의 몸이 소비하는 양 만큼의 산소를 흡수, 공급할 수 있도록 폐순환기가 강해져야 한다.

전문가의 연구에 의하면 해발 1,800-2,300 미터의 고산지대에서 약 3주 동안 머물면서 집중 훈련했을 때 폐활량을 최고로 증대되고, 사람의 몸 안에서 다량의 적혈구를 생산해 내고, 혈액 안의 헤모글로빈의 수치가 현저하게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발 1,823 미터의 고원지대와 천혜의 자연풍광을 가진 스프링스는 선수훈련장소로서 가장 적합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고산지대에서 겪는 산소의 결핍은 선수들에게 고통과 시련을 가져다주지만 그 결핍을 견디어 낸 후에는 예전보다 더 강한 체력이 형성되어서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가 솟아 나온다. 말하자면 산소부족의 고통은 우수선수를 길러내기 위한 필수요소인 셈이다. 온실에서 편하고 쉽게 자란 화초를 보라. 그것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생존력이 약해 쉽게 시든다. 그러나 험한 산비탈과 골짜기에서 자란 야생나무는 그렇지 않다. 한겨울의 폭풍설한까지 이겨내고 어
디서나 끗꿋히 선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만일 당신이 남을 이끌어 가는 탁월한 리더가 되기 원한다면, 당신의 삶속에서 산소 결핍과 같은 고산훈련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잊지 말라. 금과 은이 처음부터 금은이 아니듯이 처음부터 탁월하고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 역경과 시련의 장애물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뛰어넘을 때 비로소 당신은 이 시대를 이끄는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요셉을 보라. 그는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의 종으로 팔려간 후 14년 동안 숨 막히는 고산훈련을 통과한 후에야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 야곱은 에서의 장자권을 부당한 거래를 통해 빼앗은 일로 20년의 훈련기간을 거친 후에야 마침내 이스라엘이라는 축복의 이름을 얻었다. 보라. 조류의 왕자 독수리도 저절로 되지 않는다. 새끼가 반쯤 자랐을 때 어미가 둥지에서 꺼낸 다음, 높은 절벽에서 떨어트려 스스로 나는 고산훈련을 반복시킴으로 강한 새로 거듭나는 것이다.

일찍이 이 사실을 깨달았던 사도 바울은 “생각컨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라고 말했다. 당신은 21세기의 리더를 꿈꾸는가. 산소가 결핍된 스프링스의 고산(高山)지대에서 넘어졌다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한계에 도전하는 올림픽 선수처럼 훈련의 대가가 되라.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