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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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Sanctum)

2011-02-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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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성소 (Sanctum)

물밑 동굴에 갇힌 조쉬가 탈출구를 찾아 잠수하고 있다.

★★★½ (5개 만점)

거대 해저동굴… “탈출구가 안보여”

생존의 몸부림
입체영상 생생


극장 안에 갇혀 상영시간 2시간 내내 출구가 막힌 물 밑 동굴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극중 인물들과 같이 생존의 몸부림을 치면서 극도의 협소감과 긴장감 그리고 공포를 느끼게 되는 흥미진진하고 뛰어난 액션 모험 스릴러다. 협심증자는 관람을 삼가도록 권한다.

제임스 캐메론(제작)이 개발해 ‘아바타’에서 사용한 특수 입체 카메라를 써서 만든 입체영화인데 요즘 한창 유행하는 여느 다른 입체영화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입체감이 뚜렷해 관객이 마치 물속에 있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하게 된다. 잠수복을 입고 수영하는 극중 인물들의 발의 지느러미가 보는 사람의 얼굴에 와 닿는 듯하고 그들의 육체와 체온(추워서 많이 내려갔겠지만)과 호흡마저 체감할 것처럼 현실감이 명백하다.

영화 내내 물밑 동굴에서 출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얘기라는 간단한 플롯을 지녔지만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의 생존을 위한 갈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온갖 위험과 모험 그리고 경이롭기 짝이 없는 물밑 동굴의 태고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주인공 중 하나가 동굴을 자신의 성소라고 부른다) 등 내용과 잘 짜여진 구성 그리고 로케이션 촬영과 괄목할 만한 테크닉 등으로 인해 아찔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영화의 각본을 공동으로 쓰고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앤드루 와이트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여태껏 누구도 탐험하지 않은 거대하고 아름답고 또 위험한 깊은 지하 동굴(호주 퀸스랜드의 골드코스트와 호주 남부의 동굴들에서 촬영)을 탐험하던 일단의 탐험대가 갑자기 불어 닥친 태풍으로 인한 홍수로 출구가 완전히 봉쇄되면서 동굴 속 포로가 된다. 탐험대장은 터프한 베테런 프랭크 맥과이어(리처드 록스버그).

여기에 아버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프랭크의 17세난 아들 조쉬(라이스 웨이크필드)와 탐험의 재정지원자인 칼 헐리(이오안 그러퍼드)와 그의 애인 빅토리아(앨리스 파킨슨) 및 크레이지 조지(댄 와일리) 등 몇 사람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이들은 프랭크의 인도 하에 출구를 찾기 위해 캄캄한 동굴 속으로 전진한다. 동굴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물속의 미로로 절벽과 협소한 터널과 험악한 지형으로 이뤄져 이들은 죽을 고생을 하면서 필사적으로 걷고 잠수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처음에는 서로 잘 협조하던 이들은 생필품과 회중전등의 전지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공포에 질리고 갈등을 하게 된다. 인간이 상상도 못할 자연적 위험에 처해 생사의 고비에 섰을 때 과연 얼마나 용감할 수 있으며 또 얼마나 비겁하고 연약해질 수가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 자아발견의 영화이기도 하다.

또 이 영화는 갈등하는 부자 간의 얘기를 그린 가족 드라마이자 생존의 위협과 아버지와의 갈등을 통해 삶의 교훈을 배우고 성장하는 10대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과연 이들 중 몇 사람이나 살아남을까.
알리스터 그리어슨 감독.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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