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나흘여간 폭우가 내려 복수의 인명피해를 냈다.
17일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지난 5일간 LA 다운타운(DTLA) 지역 강수량이 2.82인치(71.6㎜)를 기록했다.
이는 1985년 11월 기록된 종전 최고치 2.43인치(61.7㎜)를 넘어 역대 11월 최대 강수량 기록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LA 카운티 전체로 보면 파코이마 댐(124㎜), 이튼 댐(111㎜), 마운트 윌슨(125㎜) 등 지역에 특히 많은 비가 내렸다.
LA 등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이번 호우는 지난 13일 오후부터 시작돼 나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에는 부분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주말 동안 강한 폭풍우가 LA 도심과 인근 해안, 산지 등을 때렸다.
LA 카운티를 비롯해 벤투라, 샌타바버라 카운티에 홍수주의보가 전날까지 발령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몬터레이 카운티의 주립 해변에서 5세 여아가 4.6m 높이의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갔다. 이 여아의 아버지인 39세 남성은 딸을 구하려다 숨졌다. 당국은 실종된 여아를 계속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14일 새크라멘토 북부의 서터 카운티에서는 교량이 침수되면서 차를 몰고 이 다리를 건너던 71세 남성이 홍수에 휩쓸려 숨졌다.
샌디에이고 인근 해상에서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실어 나르던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선박이 폭풍우에 전복돼 최소 4명이 사망하고 다른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미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미 기상청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산발적인 비가 화요일인 18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뇌우를 일으키는 대기 상태가 잔류해 일부 지역에 산사태나 토석류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기상청은 경고했다.
NWS 기상 예보관은 "지난 며칠간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추가로 홍수나 낙석이 발생하는 데 많은 비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계속되는 비와 뇌우가 지난 1월 대형 산불 피해로 지반이 약해진 지역에서 산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아직은 산불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등에서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기상학자들은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에서 늦가을부터 겨울, 초봄 사이에 심해진 호우가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에서 발원해 미 서부로 이동하는 좁고 긴 형태의 강과 같은 수증기대(帶)를 일컫는 현상으로, 많은 양의 비를 수일간 계속해서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연합뉴스>